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사우디아라비아 석유기업의 중국 현지 로비 활동을 돕는 대가로 돈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선데이 타임스가 10일(현지시간) 전했다.
이에 따르면 블레어 전 총리는 페트로사우디로부터 중국 정·재계 요인들과의 만남을 주선하는 대가로 매월 4만1000파운드를 받고 추가로 2%의 성공 보수를 받는 조건으로 비밀 계약했다.
선데이 타임스는 2010년 11월 블레어 총리의 자문 회사인 토니 블레어 어소시에이트(TBA)와 사우디 왕실 인사가 설립한 기업인 페트로사우디가 당사자로서 계약서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계약은 몇달 정도만 지속됐으나 이 신문이 입수한 21쪽 분량의 계약서를 보면 TBA가 새로운 투자처 발굴에 도움을 제공하며 블레어도 개인적으로 "우리와 귀하가 페트로사우디의 국제전략에 적절하다고 간주되는 중국 정치권 요인, 산업정책 당국자, 기업, 기타 인사들을 소개해주기로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페트로사우디는 현지 기업인 타렉 오바디과 압둘라 사우디 국왕의 아들인 투르키 빈 압둘라 알 사우드가 공동으로 설립한 기업으로, 가나와 인도네시아, 베네수엘라, 튀니지 등지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다.
블레어 전 총리가 중동 기업을 위해 로비 활동을 벌였다는 구체적 증거가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가 총리직을 물러난 이후 중동 특사를 맡는 한편에서 남몰래 영리활동을 벌인 데 대한 비난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블레어 전 총리를 중동 특사에서 해임할 것을 촉구한 바 있는 올리버 마일스 전 리비아 주재 영국 대사는 블레어가 영리 활동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지난 6월 블레어가 이라크 위기에 책임이 있으며 사적
블레어 전 총리 측은 선데이 타임스의 보도에 대해 그가 페트로사우디를 위해 활동한 것은 중동과 관련이 없으며 "몇개월에 불과했다"고 해명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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