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지난 2008년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로부터 독립을 선포한 압하지야 공화국과 군사·경제 통합을 가속화하는 조약을 체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라울 하드쥠바 압하지야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러시아 소치에서 '동맹 및 전략적 파트너십에 관한 조약'에 서명했다고 주요외신들이 보도했다.
이 조약에 따르면 러시아와 압하지야는 '합동군대'를 창설, 러시아 군사령관이 지휘권을 행사한다.
한 측이 군사공격을 받으면 다른 측은 이를 자기 측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내용도 조약에 포함돼 있다.
이 조약은 법적으로 압하지야가 완전히 러시아 연방의 일원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에 준하는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이 조약의 이행을 위해 내년에 압하지야에 50억 루블을(약 1236억원)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로부터 크림반도를 병합한 러시아가 이번에 압하지야와의 조약체결을통해 흑해 연안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하자 조지아는 물론 서방 국가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조지아 외무부는 러시아와 압하지야간 조약 체결은 압하지야를 사실상 병합하기위한 조치라고 비난하고 국제사회가 이를 규탄해줄 것을 촉구했다. 또 이 조약이 조지아의 영토적 통일성 원칙과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압하지야 야당들도 러시아와의 조약 체결이 압하지야의 진정한 독립 노력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해왔다.
옌스 슈톨텐베르크 나토(북대서양조약기) 사무총장도 나토는 조지아의 주권을 지지한다면서 조약 체결을 비난하는 한편 러시아에 대해 압하지야와 남오세티야 등의 독립 인정 결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유럽연합(EU)의 페데리카 모게리니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조약 체결은 역내 안보상황을 안정시키기 위한 노력에 해를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 국무부 역시 성명을 내고 미국은 러시아와 압하지야 간 조약의 합법성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조지아의 주권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 입장을 밝혔다.
압하지야는 지난 2008년 8월 조지아 내 친러시아 자치공화국이었던 남오세티야의 독립을 둘러싼 러시아와 조지아 간 전면전 이후 남오세티야와 함께 독립을 선포했다.
러시아는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의 독립을 즉각 승인했으며 뒤이어 남미의 니카라과와 베네수엘라, 서태평양의 섬나라 나우루
조지아는 러시아와의 종전협정 체결 이후에도 러시아가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는데 대해 자국 영토에 대한 불법 점령이라며 항의해왔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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