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에서 남성들이 일제히 미니스커트를 입고 거리로 나섰습니다.
여성의 미니스커트가 성폭행의 이유가 될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입니다.
이혁준 기자입니다.
【 기자 】
미니스커트를 입은 남성들이 거리를 가득 메웠습니다.
지난 21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벌어진 시위입니다.
이들은 성폭행하려는 마을버스 기사에 저항하다가 숨진 외즈게잔 아슬란의 사진을 들었습니다.
여성의 옷차림을 성폭행의 핑계로 삼지 말라며 터키 남성들이 여성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나선 겁니다.
▶ 인터뷰 : 알리 / 시위대 대표
- "최근 여성에 대한 범죄가 급증하고 있는데, 이를 여성의 탓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미니스커트를 입어서 성폭행을 당했다는 건 정말 어리석은 생각입니다."
터키 각지에서는 정부가 남성우월적 정책으로 여성 살해 조장한다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지난 19일 터키의 한 고등학교 교감이 짧은 치마를 입은 여학생을 성추행하라고 지시를 내리고, 남학생들을 모아 성추행팀까지 만들도록 해 터키 사회에 충격을 줬습니다.
지난해 남녀평등 지수에서 세계 125위를 기록할 만큼 터키의 여성 인권은 바닥 수준입니다.
▶ 인터뷰 : 여성 시위자
- "저를 포함해 터키의 모든 여성은 성희롱을 당합니다. 세금을 내고 일도 하지만, 사회에서는 이류 시민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터키 남성들의 용기 있는 시위가 남녀평등으로 갈 지렛대가 될지 주목됩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