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중국판 세계은행(WB)으로 불리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참여를 두고 미국과 동맹관계에 균열이 일고 있다.
영국 정부가 AIIB에 가입하기로 결정하자 백악관이 “영국이 중국의 요구를 계속 수용하고 있다”며 이례적으로 동맹국을 비난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요 7개국(G7)으로는 최초로 AIIB에 참여하게 되는 영국을 포함해 지금까지 AIIB에 참가를 표명한 곳이 28개국으로 늘어나게 됐다.
미국은 AIIB 설립 등 중국의 움직임을 WB나 국제통화기금(IMF) 등 미국에 본부를 둔 기존 글로벌 기구들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에 미국은 다른 우방들에 AIIB에 합류하지 말도록 요구하고 있다. 트릭 벤트렐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우리는 중국이 추진하는 새 은행이 지배구조나 사회보호망, 환경보호 등에서 기존 WB가 가진 기준을 맞출 수 있는지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의 이 같은 속내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영국이 AIIB 참여의사를 밝히자 미국 정부는 영국에 대해 불쾌한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미국 행정부의 한 고위관리는 FT에 “G7이 AIIB 대처 문제를 논의하는 와중에 영국이 사실상 자신들과 협의 없이 결정했다”며 “우리는 중국의 요구를 계속 수용하는 분위기를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영국 재무부는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을 포함한 G7 차원에서 최소 한 달간 광범위하게 협의해왔다”며 미국의 주장을 반박했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AIIB에 참여하는 것이 영국과 아시아가 함께 투자하고 성장하는 데 훨씬 유리하다”며 “나아가 다른 서방 국가들도 함께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스본 장관은 이어 “영국 정부는 지금까지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과의 정치·경제 협력을 위해 노력해 왔다”며 “이번 결정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시장에서 영국 기업이 투자기회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은 AIIB 참여를 계기로 중국·아시아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영국 재무부에 따르면 영국은 이달 말 쯤 AIIB에 참여한 각국들과 합류에 관한 논의를 할 예정이다.
중국은 WB와 IMF 뿐만 아니라 아시아개발은행(A
[김덕식 기자 /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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