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게이츠·블룸버그 ‘금연펀드’ 공동 설립한다

세계적 갑부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와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공동으로 ‘금연펀드’를 설립한다.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담배산업을 상대로 한 소송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블룸버그 재단’과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은 18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제 16차 ‘세계 담배·보건 콘퍼런스’에서 두 재단이 400만달러(약 45억원)를 출연해 금연펀드를 설립한다는 계획을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펀드 공식 명칭은 ‘반(反) 담배산업 소송 펀드’다. 막대한 자금력을 가진 담배산업에 맞서 개발도상국에서 펼쳐지는 각종 담배산업 상대 소송을 지원하는 게 펀드 목적이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개도국이나 가난한 나라들은 거대 담배산업에 맞설 자금이나 자원이 부족하다”며 “이들 국가에서 진행되는 담배 관련 소송을 지원하는 게 펀드 설립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해마다 500만명 이상이 담배 관련 질환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세계 흡연인구는 10억명 정도로 이 가운데 80%는 개도국이나 가난한 나라에 살고 있다.
최근 몇년 새 우루과이, 호주 등에서는 담뱃갑에 경고문구를 붙이는 문제를 놓고 치열한 법적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담배 제조업체들은 경고문구 등에 제한을 두는 것은 자유무역을 침해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두 재단은 이번 펀드 설립을 계기로 전 세계 각국에서 지원금이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펀드 설립 취지에 공감하는 변호사들이 재능기부 형식으로 무료 법률지원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이전에도 담배와의 전쟁에 나선 바 있다. 그는 2002년 뉴욕 시장에 취임한 직후부터 담배 규제에 적극적이었다. 현재 뉴욕시는 식당과 술집, 공원, 해변에서 흡연을 금하고 있다. 블룸버그 재단은 2007년부터 담뱃세 인상, 금연 공공장소 확대, 담배광고 금지 등 금연 관련 정책을 지원하고자 6억달러를 조성한다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금연펀드도 이 캠페인 일환이다. 게이츠도 중국에서 금연 홍보대사로 활동하는 등 금연운동에 관심을 쏟아왔다.
[김덕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