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 게이트와 클린턴 재단기부금 과도유치 등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이번엔 기부자 명단 공개약속을 불이행해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차기 대선 주자인 클린턴이 ‘부정직’하다는 꼬리표까지 얻으면서 앞으로의 정치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9일(현지시간) 힐러리 클린턴이 지난 2008년 클린턴 재단 기부자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약속했지만 이행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클린턴 재단은 2008년 이후 20만 명 이상의 기부자 명단을 매년 공개해왔으나 재단 지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헬스 엑세스 이니시티브’ 프로그램(CHAI) 기부자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CHAI는 기부금을 통해 개발도상국의 가난한 사람들이 싼 가격에 HIV약을 제공받도록 돕는 자선 프로그램이다.
이 신문은 원칙대로라면 CHAI는 2011년과 2012년 스위스의 한 기업으로부터 34만 달러의 기부금을 받을 때 자세한 사항을 국무부에 통보해야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한 르완다정부도 2012년 20만 달러를 기부했지만 CHAI는 당시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마우라 데일리 CHAI 대변인은 “2010년과 2013년 사이 명단을 공개 못한 것이 사실이며 그동안 공개하지 않은 명단을 올해 다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최근 공개된 CHAI 기부자 명단도 논란을 잠재우긴 어려워 보인다. 모든 기부자를 공개한 것이 아니라 거액 기부자
한편 백악관은 이 같은 사실을 오바마 정부측이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 제니퍼 프리드맨 백악관 대변인은 “어찌 됐건 클린턴은 평균 도덕요건보다 더 나아갔다”고 클린턴을 두둔했다.
[박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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