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헤서웨이 회장이 2년전 사들인 세계최대 케첩회사 하인즈가 맥스웰 하우스 브랜드로 유명한 미국 굴지의 식품회사 크래프트푸드그룹을 인수합병한다. 합병 회사 이름은 크래프트하인즈이고 인수가액은 460억달러(50조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언론들이 25일 일제히 전했다. 올들어 최대 규모 인수합병(M&A)이다. 크래프트하인즈는 맥스웰하우스 커피, 하인즈 케첩, 필라델피아 치즈 등 10여개 식품 브랜드를 보유한 연매출 280억달러 규모의 세계 5위 식품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버크셔헤서웨이가 거대 식품기업 크래프트하인즈 최대주주 자리에 오르는 것 외에 이번 인수합병은 버핏 회장의 진화하는 투자전략을 보여준다는 시장 분석이다. 버핏 회장은 지난 50년간 피인수 기업 경영진을 유임 시키고 인력해고와 같은 인위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저렴한 가격에 기업을 사들여 투자수익을 극대화하는 투자전략을 고수했다. 인수한 자회사 경영에는 간섭하지 않고 투자수익만을 노리는 포트폴리오 투자자처럼 행동해왔고 이를 통해 버크셔헤서웨이를 애플에 이은 미국 2위 시가총액 기업으로 키워냈다.
하지만 지난 2013년 브라질 사모펀드 3G 캐피탈 파이낸스와 함께 하인즈를 230억달러에 인수할때부터 이같은 투자원칙에 변화가 나타났다. 이같은 변화의 조짐은 이번 크래프트와의 합병에서 확실해졌다. 적절한 인수가격을 지불하는 대신 투자파트너인 3G경영진에게 해고·공장폐쇄 등 구조조정 악역을 아웃소싱하고 있다는게 시장 분석이다. 실제로 하인즈 경영을 맡은 3G캐피탈은 제로 베이스 예산제도를 도입, 마른 수건을 짜듯 비용을 확 줄여왔다. 기득권을 인정하지 않고 제로베이스에서 매년 해오던 사업까지 낭비요소를 확 줄이는 방향으로 예산을 새롭게 짜도록 했다. 이과정에서 수백명의 직원을 해고하고 일부 공장을 폐쇄했다. 강력한 비용삭감을 통해 하인즈 기업가치는 장부상으로 2년전에 비해 두배로 증가했다. 버핏 회장이 G3캐피탈을 믿고 구조조정 자율권을 맡긴 이유다.
하인즈에서 재미를 본 G3캐피탈은 합병한 크래프트에도 구조조정 메스를 들이댈 것이 확실하다. 벌써부터 시장에서는 수천명의 크래프트 직원이 해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G캐피탈 매니징 파트너 알렉스 버링 하인즈 회장이 크래프트하인즈 회장으로, 베르나르도 히스 하인즈 CEO가 크래프트하인즈 CEO를 맡는다.
노무라의 클리프 갤런트 애널리스트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경영에서 한발짝 물러선 포트폴리오 매니저처럼 행동해왔지만 인수기업이 자회사 경영에 참여해 부가가치를 더할수 있고 조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G3캐피탈로부터 배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 M&A가 진행될때 약방의 감초처럼 끼는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 월가 대형투자은행(IB)들이 크래프트하인즈 메가딜에서 배제된 것도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500억달러에 육박하는 대규모 딜에 월가 대형은행이 빠진 것은 이례적이다. 이번 M&A는 버크셔 헤서웨이와
[뉴욕 = 박봉권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