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타계한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의 장례는 오는 29일 약 3시간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싱가포르 국장조직위원회는 리 전 총리의 장례식이 오는 29일 오후 2시부터 5시15분까지 싱가포르국립대학 문화센터(UCC)에서 3시간 15분 동안 엄수될 것이라고 27일 발표했다.
리콴유 전 총리의 운구행렬은 29일 오후 12시 반 싱가포르의 수많은 시민들과 함께 국회의사당에서 출발할 예정이다. 시청, 파당공원, 싱가포르 컨퍼런스홀, NTUC센터 등 싱가포르의 심장부와 주요 랜드마크를 지나 장례식이 거행될 싱가포르국립대학에 도착하게 된다. 총 거리는 15.4km로 시민들은 누구나 운구행렬에 동참할 수 있다고 장례위원회 측은 설명했다.
운구행렬을 포함한 전 과정은 싱가포르 방송과 인터넷 사이트 www.rememberingleekuanyew.sg로 생중계 될 예정이다. 이미 25일 밤부터 수백명의 의장대가 동원돼 운구 행렬 예행연습을 실시하고 있다.
장례식장에는 리 전 총리의 아들인 리셴룽 총리, 토니 탄 싱가포르 대통령을 비롯해 박근혜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등 각국의 전현직 정상들이 대거 참여할 예정이다. 또 리콴유가 처음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1955년 총선 당시부터 그의 보좌관 역할을 했던 옹팡분 전 장관 등 20세기 후반 리콴유와 국가개발이라는 대업을 함께 일궈낸 싱가포르 원로정치인들도 함께 한다. 옹팡분 전 장관은 리셴룽 총리, 토니 탄 대통령 등에 이어 추도사도 낭독할 계획이다.
모든 장례 과정이 끝나면 리 전총리의 운구는 만다이 화장터로 옮겨져 가족과 측근들만이 참석한 가운데 화장될 예정이다.
장례식을 이틀 앞둔 27일에도 싱가포르 시민들의 조문행렬은 끊이지 않고 있다. 장례위원회는 조문 시간을 24시간으로 연장했으나 몰려드는 인파를 다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27일 새벽 두 시에 조문을 위해 기다리는 줄이 너무 길어지자 장례위원회는 잠시 대기행렬을 끊기도 했다. 아침 7시 기준 줄을 서는 사람은 7시간을 기다려야 리 전총리의 시신이 안치돼있는 구회의사당 건물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현지언론은 전했
조문 행렬에는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도 있었다. 나집 총리는 리 전 총리를 조문하기 위해 26일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그는 “리 전 총리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 중 한 명”이라며 전통적으로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했던 이웃 국가의 국부에 경의를 표했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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