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 증시가 지난 1분기 기업공개(IPO) 규모에서 뉴욕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
11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회계법인 딜로이트차이나는 상하이증권거래소의 지난 1분기 IPO규모가 라이벌인 뉴욕과 홍콩 증권거래소를 처음으로 제쳤다고 밝혔다. 상하이증권거래소에서는 이 기간 35개사가 기업을 공개해 총 54억 달러(약 5조9000억원)의 자금을 모집한 반면 뉴욕은 작년 동기 대비 약 50%가 줄은 35억 2천만 달러(약 3조8000억원)의 자금을 모으며 2위를 기록했다. 홍콩은 24억 5천만 달러(약 2조7000억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 딜로이트차이나는 올해 중국 증시에 260∼300개 기업이 신규 상장하고 모집 자금은 1천500억∼1천800억 위안(약 26조4천억∼31조7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상하이 증시에 IPO가 몰리는 이유는 향후 기업공개 진입문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리커창 총리는 지난달 5일 정부업무보고에서 “올해 안에 주식발행등록제 개혁을 시행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주식발행등록제란 증권당국이 IPO 사전심사권을 각 거래소에 이관하고 자신은 각종 자료의 허위여부만을 판단해 등록업무만 맡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심사과정이 빨라질진 몰라도 시장의 기준에 맞춰야하기 때문에 진입장벽은 더 높아질 수 있다. 왜냐하면 비교적 규모가 작은 회사가 ‘우회상장’이라는 뒷문을 통해 상장할 수 없어 이미 지수4000을 돌파한 상하이 지수에 정면으로 도전해야하기 때문이다. 차이니데일리는 “진입장벽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기업들의 IPO신청이 줄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증권당국 또한 주가 거품관리용으로 기업공개를 활용하고 있다.
그동안 IPO 물량 폭탄은 중국 주식시장에서 ‘저승사자‘로 불릴 정도로 커다란 악재였다. 기업공개 기업들이 신규 상장하는 과정에서 증시 주변자금을 쓸어가 결과적으로 주가를 떨어뜨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일대일로, AIIB 등 정책호재가 연이어 이어지고 인민은행 지준율,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유동성도 풍부해 증시랠리를 받쳐주고 있다. 주가지수 하방압력이 거의 없어진 상황이어서 증권당국이 오히려 IPO를 거품관리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미 지난달에 24개 기업이 신규상장 허가를 받은 데 이어 이달에도 30개 기업이 이번주부터 공모주 청약에 들어갔다.
지수라는 반찬의 양이 늘고 IPO를 통해 신규기업이 상장하면서 반찬그릇마저 증가하자 이를 직접적으로 중개하는 증권사가 호황을 맞고 있다.
중국 관영 펑파이에 따르면, 20개의 상장 증권사 중 15곳의 3월 영업이익이 2월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중국 최대 증권사 중 하나인 중신증권은 전년 동기대비 영업이익이 1천% 증가했고, 궈위안증권은 지난 3월 전년 동기대비 1만8858% 증가한 1.8억 위안(약 316억원) 영업이익을 내며 최고 수혜주로 떠올랐다.
하지만 중국 증시 거품론도 여전히 제기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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