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은 15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군사위 청문회에 출석해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사드)의 주한미군 배치가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대한 방어능력을 강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스캐퍼로티 사령관은 이날 “우리는 다층적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사드는 현재 한반도에 배치된 패트리엇 체계의 미사일 방어 능력을 강화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6월 한국국방연구원(KIDA) 국방포럼 조찬 강연에서도 “한국에 사드를 전개하기 위한 초기 검토가 이뤄지는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스캐퍼로티 사령관은 북한이 개발 중인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KN-08에 대해 “북한은 핵탄두를 장착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를 열병식에서 보여줬다”며 “주한미군사령관으로서 북한이 (핵탄두가 장착된 ICBM을) 발사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청문회에 함께 출석한 크리스틴 워무스 국방부 부차관도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능력에 대해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 계획을 세우는 것이 신중한 자세”라고 말했다.
제7차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 참석을 위해 워싱턴DC를 방문중인 류제승 국방부 국방정책실장도 이날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에 대해서는 미국내에서도 결정이 이뤄지지 않았고 한국측에 협의요청도 없었다”며 “추후 미국이 협의를 요청하더라도 우리가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주한미군 배치 여부가 논의의 초점”이라고 설명했다.
류 실장은 또 “북한 핵소형화에 대한 한·미 양국의 평가는 KN-08은 열병식에 등장했을 뿐 어떤 실험도 없었다는 것”이라며 “다만 북한의 핵 소형화 기술이 상당 수준에 올라가 있다는 것이 공동의 평가”라고 말했다.
한편 한·미 양국은 14일부터 이틀간 KIDD 회의를 열어 기존의 확장억제정책위원회(EDPC)와 미사일대응능력위원회(CMCC)를 통합한 한·미억제전략위원회(DSC)를 공식 출범시키기로 합의했다. 핵과 미사일로 이원화돼
이밖에 양국은 한국에서 복무한 미군 예비역 장병들을 대상으로 가칭 ‘주한미군 예비역 장병 협회’(KODVA)를 창설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한국전쟁 이후 한국에서 근무경험이 있는 미군은 현재 약 350만 명에 이른다.
[워싱턴 = 이진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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