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동차 그룹중 하나인 폭스바겐(VW)의 경영진 내분이 마르틴 빈터콘 최고경영자(CEO)의 승리로 끝났다. 일각에서는 폭스바겐 오너인 포르쉐 가문에서 친가와 외가간 싸움에서 결국 친가가 승리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폭스바겐은 성명을 내고 페르디난트 피에히 회장(78)이 이사회 의장 등 회사내 모든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피에히 회장의 아내인 우르술라도 이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이사회는 “성공적인 공동 관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상호 신뢰가 CEO와 회장간에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발표해 사실상 피에히 회장이 쫓겨나는 것임을 시사했다.
후임으로는 폭스바겐 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한 베르톨트 후버가 이사회 의장에 오른다. CEO로 9년 회장으로 22년동안 VW를 지배해 온 피에히 회장이 물러나면서 빈터콘 CEO가 차기 회장으로 임명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폭스바겐 경영권 분쟁은 지난 11일 피에히 회장이 빈터콘 CEO와 거리를 두고 있다고 독일 주간지 슈피겔과 인터뷰에서 밝히면서 촉발됐다. 빈터콘 CEO에게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암시한 것이다. 하지만 폭스바겐 대주주인 포르쉐 가문의 볼프강 포르쉐 회장, 역시 대주주중 하나인 니더작센주 정부, 폭스바겐 노조 등에서 빈터콘 CEO를 지지하면서 거꾸로 피에히 회장이 궁지에 몰렸다. 독일 언론에서는 피에히 회장이 다음달 주주총회를 앞두고 반격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결국 허무하게 물러나게 됐다.
빈터콘 CEO는 피에히 회장이 1993년 보쉬에서 영입한 인물로 피에히 회장의 수족처럼 움직이던 인물이었다. 2007년 폭스바겐의 CEO를 맡은 후 폭 스바겐을 전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자동차 회사로 탈바꿈 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피에히 회장을 자신을 제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반격에 성공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경영권 분쟁을 포르쉐 가문내에서 친가를 대표하는 볼프강 포르쉐 회장과 외가를 대표하는 페르디난트 피에히 회장의 싸움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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