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은 시장구조를 왜곡시킬뿐이다. 소득 불평등 해소에 별 도움이 안된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헤서웨이 회장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득불평등 완화 효과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그동안 버핏 회장이 “부자가 솔선수범해 더 많은 세금을 내야한다”며 부자 증세와 같은 진보적 정책을 적극 지지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의외다.
2일 네브라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장에 모인 4만여명의 주주들 앞에서 버핏 회장은 “과도하게 커진 소득불평등이 미국의 큰 문제점”이라면서도 “최저임금을 올리는게 불평등 해소를 위한 최적의 해법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버핏 회장은 “(소득불평등 해소를 위해) 상당한 수준으로 최저임금을 인상할 경우 결국 시장왜곡이 발생해 오히려 일자리 감소로 연결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저임금 인상을 ‘가격조작의 한 형태(a form of price fixing)’로 규정하고 억지로 임금을 올려줘야하는 상황이 연출되면 수익구조가 악화된 기업들이 인건비 절감을 위해 해고에 나서면서 오히려 가난한 근로자들에게 피해만 줄뿐이라는 설명이다.
이와관련해 버핏 회장은 “최저임금 인상 대신 근로소득보전세제(Earned Income Tax Credit) 개혁을 통해 저소득·중산층에게 더 많은 세금환급을 해주는 것을 선호한다”며 “기업들에게 임금을 올리라고 강제하는 것보다 저소득 근로자 세금환급을 늘려주는 것이 미국 경제와 근로자들에게 더 좋다”고 강조했다. 저소득층 근로자를 대상으로 세금환급 규모를 늘려주는 EITC 개선조치를 통해 저소득층 주머니에 더 많은 돈을 넣어줄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 국세청(IRS)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년에 2,800여만명의 미국 납세자들이 EITC를 통해 총 660억달러의 세금을 환급 받았다.
미국 연방정부 최저임금은 지난 2009년 7월 이후 시간당 7.25달러에 묶여있다. 공화당과 기업 반대로 연방 최저임금 인상이 어려워지자 주정부 등 지자체들이 직접 최저임금 인상에 나섰고 올들어서는 월마트 등 대형소매업체들도 앞다퉈 최저임금을 올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가계가처분 소득이 확대되면 미국 경제 회복모멘텀 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감하고 있다. 버크셔헤서웨이는 월마트 주식 677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뉴욕증시 거품 가능성을 묻는 주주들의 질문과 관련, 버핏 회장은 경계의 목소리를 내놨다. 버핏 회장은 “현재 초저금리가 정상 수준으로 복귀하면 현 수준 주가가 비싸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점은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통한 금리 정상화에 들어갈때가 되면 주가가 조정을 받을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시장은 해석했다. 연준 통화완화정책과 관련, 버핏 회장은 “헬리콥터에서 돈을 뿌리듯 시장 유동성을 늘리는데 어떻게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생각했지만 실제 인플레이션은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아무런 문제를 발생시키지 않고 금리가 이렇게 낮은 수준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음을 실토한 셈이다.
지난 50여년간 기업덩치가 너무 커져 대마불사(too big to fail)라는 말을 듣고 있는버크셔헤서웨이가 연준의 엄격한 감독·감시를 받는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금융회사(SIFI·Systemically Important Financial Institution)로 지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일축했다. 버핏 회장은 “버크셔헤서웨이가 SIFI근처에도 가지 못한상태”라며 “버크셔헤서웨이가 SIFI로 지정될 것이라고 생각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SIFI로 분류되면 엄격한 연준 감시·감독은 물론 강력한 자
[뉴욕 = 박봉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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