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최대 증권시장인 사우디아라비아 증시(타다울)가 다음 달 개방을 앞둔 가운데 사우디 증시에 참여를 희망하는 해외 기관투자자는 최소 187억5000만리얄(약 50억달러)의 운용자산을 보유해야 한다. 사우디 자본시장청(CMA)은 4일(현지시간) 내달 15일 외국인 투자자에게 개방되는 타다울에 참여하는 외국 기관투자자들의 진입 요건을 이같이 밝혔다고 아랍뉴스가 보도했다.
종목당 외국 투자자에 허용되는 비율은 최대 49%다. 외국인 비중은 시가총액 대비 10%를 넘을 수 없으며, 단일 외국인 투자자는 1개 상장회사 지분을 5%까지만 소유할 수 있다. 사우디는 비(非) 에너지 분야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증시를 외국 투자자에게 개방하기로 했다. 이번 증시 개방으로 사우디 주식시장에 유입될 외국 자금은 500억달러 이상으로 관측된다.
사우디 증시의 시가총액은 5750억달러로 코스피 절반에 불과하지만 중동에서 최대다. 사우디 증시에는 국영 통신업체 사우디 텔레콤, 국영 석유화학업체 SABIC 등 162개 기업이 상장돼 있다. 사우디는 또 중동 지역에서 기업공개(IPO)가 가장 활발한 시장으로도 꼽힌다. 지난해 사우디 국립상업은행이 증시에 상장했는데, 당시 규모가 60만달러였다. 이는 아랍시장 IPO 중 가장 컸다. 증시 개방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하면서 타다울 지수는 올해 들어 17% 정도 상승했다. 사우디 증시는 2017년께 모건스탠리의 MSCI 신흥국 지수에 편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사우디 증시에는 걸프지역 6개 산유국 모임인 걸프협력이사회(GCC) 회원국에 투자한 기업들만 주식 직접 거래가 가능했으며, 다른 외국인은 GCC 회원국 소재 투자펀드나 주식 교환 등을 통한 간접 거래만 허용됐다. 그러나 외국인 개인 투자자는 이번 증시 개방에서 제외된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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