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어려울 때 의존할 사람 없다”

각종 경조사를 챙기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한국인이 정작 어려울 때 의존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았다. 학연과 혈연, 지연을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지만 결국 허울 뿐인 인맥인 셈이다.
OECD가 3일(현지시간) 발표한 ‘2015 더 나은 삶 지수(Better Life Index 2015)’에 따르면 한국은 11개 세부 평가부문 가운데 ‘사회적 연계(Social Connections)’ 부문에서 36개 조사대상국 중 꼴찌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34개 OECD 회원국과 러시아·브라질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사회적 연계에 나온 수치는 어려움에 부딪쳤을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친척, 친구 또는 이웃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다. 한국인은 72%만이 “의지할 사람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OECD 평균 88%보다 16%포인트 낮다.
한국은 총 11개 세부 평가부문 중 사회적 연계를 포함해 5개 지표에서 OECD 하위권을 기록했다. 특히 삶을 여유롭게 하는 지표에서 부진했다. ‘일과 삶의 균형’은 33위, ‘건강’은 31위, ‘환경’은 30위, ‘삶의 만족도’는 29위로 나타났다.
한국인의 삶은 ‘직업’(16위)과 ‘주거’(20위), ‘소득’(24위)에서는 OECD 회원국 중 중간 수준으로 나타났다. 투표 참여율과 규제 도입 시 합의과정의 투명성 등을 따지는 ‘시민참여’(4위)와 ‘교육’(4위), ‘안전’(6위)은 상위권에 포함됐다. 11개 부문을 모두 합친 전체 순위에서 한국은 올해 27위로 작년보다 두 단계 떨어졌다. 올해 전체 1위는 지난해에 이어 호주가 차지했다. 스웨덴과 노르웨이, 스위스, 덴마크, 캐나다, 미국 등이 차례로 그 뒤를 이었다.
OECD의 ‘더 나은 삶 지수’는 주거와 소득, 직업, 교육, 환경, 건강, 삶의 만족도, 안전 등 11개 부문을 평가해 국가별 삶의 질을 가늠하는 지표다. OECD는 2011년부터 매년 이 지수를 조사해 발표하고 있다.
[김덕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