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미국 기업들이 저금리와 주식호황에 힘입어 사상 최대 ‘바이백’(자사주 매입)에 나서자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자사주 매입이 주가를 올려 주주들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효과가 있긴 하지만 일부는 주주에게 되레 마이너스효과를 가져오기도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기업들이 투자를 등한시 하는데 따른 미래 성장동력 잠식 효과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롭 라이파트 비리니어소시에이츠 애널리스트의 집계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은 지난 4월 월간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인 1410억달러(약 156조9048억원) 규모의 바이백 계획을 발표했다.
뉴욕타임즈(NYT)는 7일(현지시간) “이런 기업들 추세로 라면 올해 발표되는 바이백 계획 규모는 총 1조1000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기존 사상 최대치는 2007년 8630억달러다.
이같은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움직임은 최근 미국 기업들이 실적이 크게 호전되면서 보유현금이 늘고 저금리 상황에서 행동주의 투자자 등의 주주들이 기업을 상대로 주주환원을 늘리라는 압박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 보유현금이 많지 않더라도 저금리 때문에 자금을 싸게 조달해 빚을 내 자사주를 매입하기 편해진 상황도 한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면 유통 주식주가 줄어들어 주가상승 요인이 된다.
그러나 지난 5년간 총 136억달러를 들여 2억3800만주를 사들인 퀄컴의 경우, 임직원 보상을 위해 9700만주의 신주를 발행했다.
이러다 보니 유통 주식수 감소효과는 미미했다. 퀄컴의 자사주 평균 매입가는 주당 56.14달러였다. 반면 퀄컴이 임원 보상을 위해 발행한 주식의 평균가격은 53.54달러로 결론적으로 임직원들의 차익이 주주들의 차익보다 훨씬 높았다.
결국 임원과 회사의 배를 불리기 위해 자사주 매입에 ‘올인’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NYT는 “퀄컴과 같은 회사들이 향후 몇 년간 잉여현금의 상당부분을 자사주 매입 등으로 주주에게 환원한다지만 임원들의 스톡옵션 보상이 미칠 영향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골드만삭스는 최근 미국 기업들의 현금 흐름에서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9%에서 23%로 낮아진 반면 배당과 자사주 매입은 36%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릭 리더 최고투자책임자는 지난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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