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이라크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과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은 17일(현지시간) 하원 군사위원회에 출석, 미군이 이라크에서 위험부담이 좀 더 큰 역할을 맡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미군이 최전선의 이라크 정부군에 합류해 공습을 지휘하는 보다 능동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뎀프시 의장은 약 1년 전부터 IS가 점령하고 있는 북부의 모술이나 정유 도시, 주요 도시 탈환 작전에서 이라크군을 돕는 실익이 있는지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아직은 이 방안을 수용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카터 장관과 뎀프시 의장 모두 대규모 지상군 파병은 실책이 될 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카터 장관은 “이라크군을 대체해 미군을 대규모로 지상전에 투입하는 것은 장기적인 성과를 낳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뎀프시 의장은 “이라크군이 공격을 하고, 전략적 목표물이 있을 경우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라크군의 준비부족과 소극적인 자세, 워싱턴 정가의 관료주의도 비판했다. 카터 장관은 주요 도시 라마디를 IS에 빼앗긴 것을 두고 “이라크군이 싸울 의지가 없다”고 지난달 CNN인터뷰에서 발언해 이라크 정부의 반발을 산 데 이어 이날도 비슷한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미국은 이라크 정부로부터 IS격퇴에 필요한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했다면서 “이라크 정부의 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AP통신, BBC 등이 보도했다.
특히 이라크군을 훈련할 미군을 파병해놓고 있지만 “모병이 충분하지 않다”며 미군은 이라크군 2만4000명을 훈련시킬 여력이 되지만 겨우 7000명만 훈련시켰다고 말했다.
또 이라크 정부가 수니파, 시아파, 쿠르드족 등 3개 종파를 포용하고 대변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카터 장관은 아울러 “이라크군에 대한 무장이 너무 느리게 진행됐다”며 “이 과정이 가끔은 이라크와 워싱턴의 관료주의 때문에 지연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래서 우리가 지금 대(對) 전차 및 급조폭발물 능력을 갖춘 필수 장비와 물자를 이라크 정부군과 친정부 수니파 부족들에게 지원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도 다양한 현지 정치세력들이 서로 정당성을 다투고 갈등하는 등 많은 요인이 이라크의 불안정성을 유발하고 있다며 “이라크의 항구적인 안정은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서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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