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찰스턴 흑인교회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을 계기로 총기규제 개혁을 강조하고 나섰다.
총기규제 개혁은 미국 정치판에서 가장 민감한 이슈중 하나다. 미국 헌법에 보장된 개인의 총기 소유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전미총기협회(NRA)를 주축으로 강력한 로비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20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시장 협의회에서 행한 연설에서 “(무분별한 총기 소지의) 위험은 너무 높고, 비용은 너무 많다”며 “상식적인 총기규제 개혁을 위해 싸우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3년 추진됐던 총기규제 개혁안도 지지했다. 모든 총기 구매자에 대한 신원조회 의무화가 핵심 골자다.
그는 “가정 폭력자나 정신 질환자, 심지어 테러리스트 감시명단에 올라 있는 사람들이 총기를 소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문제를 놓고 우리가 협력할 수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날 클린턴 전 장관은 흑백갈등 문제도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그는 “수많은 미국인들이 첫 흑인 대통령을 선출하면서 인종 문제와 관련해 미국 역사의 한 페이지를 넘겼기를 바랐다”며 “하지만 우리의 아이들과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진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하지만 우리는 이제 그 진실을 얘기해야 한다”며 “그것이 미래로 전진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7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에 위치한 매뉴얼 아프리칸 감리교회에서 총기를 난사해 9명을 숨지게 한 딜런 로프의 웹 사이트가 뒤늦게 발견돼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마지막 로디지아인’이라는 이름의 사이트에는 흑인들을 공격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선언문이 올라와 있었다. 선언문은 “백인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인터넷에서 떠들기만 한다”며 “누군가 실제 행동을 감행하는 용기를 가져야 하고, 그것은 내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 웹사이트에는 옛 남부연합기와 총을 든 사진, 흑인 노예 밀랍
[워싱턴 = 이진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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