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폭락세, 상장사 50%가 거래정지 신청 '대체 무슨 일?'
↑ 중국증시/사진=MBN |
중국 증시의 폭락세가 이어지자 절반에 이르는 상장사가 스스로 거래정지를 신청했습니다.
8일 홍콩 봉황망에 따르면 상하이와 선전 증시에 상장된 2천800여개 기업 가운데 6일까지 모두 800여개 기업이 거래중단을 신청한데 이어 7일에도 모두 600여개 기업이 8일 거래정지를 신청했습니다.
이는 두 증시에 상장된 기업의 50%를 넘는 수치입니다.
증권가에서는 이런 거래정지 바람이 전례가 없었던 현상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두 증시의 거래소는 최근 상장사들의 거래정지 요청에 쉴 틈이 없다고 한 소식통이 전했습니다.
중국 증권보는 지난 한주 사이 거래 중지를 신청한 상장사의 37%가 선전 증시의 중소기업이라고 전했습니다. IT 위주의 창업사 비율도 22%로 집계됐습니다.
상당수 기업들이 '중대계획 준비중' 등을 이유로 거래정지를 신청했으나 증권가에서는 이들 대부분이 최근 증시폭락 상황에서 잠시 벗어나기 위해 대피 중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증시파동으로 큰 자산손실을 겪고 있는 일반 투자자 역시 이들 거래정지 기업을 '양심적'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CNN 머니는 7일 베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 집계를 인용해 중국 증시 파동으로 3조2천500억 달러가 증발했다면서, 이것이 프랑스 증시 전체와 맞먹는 규모라고 설명했습니다. 일본 증시로는 약 60%에 해당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중국 증시는 최근 당국의 신용규제 완화, 기업공개(IPO) 속도 조절, 자금 수혈, 선물 거래량 제한 등 다양한 부양책과 비상조치에도 불구하고 급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7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48.79포인트(1.29%) 급락한 3,727.13, 선전성분지수는 700.17포인트(5.80%) 폭락한 11,375.60으로 각각 마감했습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마크 윌리엄스 애널리스트는 가디언이 7일 보도한 보고서에서 "중국 비상조치 효과는 결코 펀더멘털을 뛰어넘을 수 없어서 일시적"이라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실패로 확인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컨설팅사 CEBM의 치이펑 애널리스트도 가디언에 "하강 기조에 어떤 변화도 없다"면서, "천천히 주저앉을지, 아니면 또다시 폭락할지 둘 중의 하나일 뿐"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영국 워윅 경영대학원의 레이 마오 교수는 가디언에 "중국 당국의 조치는 시장만 왜곡시키는 것"이라면서, "현재로선 낙관적인 투자자도 중국 증시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 자에서 유럽에서 급거 귀국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리스크에 대응할 능력이 있다"고 강조했지만, 시장은 이를 '베이징 지도부가 벅차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라고 전했습니다.
중국 지도부 동정에 밝은 익명의 소식통은 FT에 "중국 지도부가 증시 파동을 (금융) 시스템 위기로보다는, 사회 불안정이란 정치적 측면에 비중을 두고 접근하는 모습이 완연하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일각에서 낙관론도 제기됐습니다.
골드만 삭스의 홍콩 소재 킨저 라우 중국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중국이 잇단 조치와 함께 완화 기조도 유지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따라서 앞날이 어둡지만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중국 증시에 아직 거품이 끼지 않았다고 본다"면서, "당국이 여전히 대응 여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라우는 이와 관련, 대형주로 구성된 CSI 300 지수가 앞으로 12개월 27%가량 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베스포크 보고서도 외국 투자자의 중국 증시 노출이 심각하지 않다면서 따라서 "중국발 불안 때문에 글로벌 위험 자산을 (무조건) 처분하는 것은 멍청한 짓"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외국 투자자가 진짜 경계해야하는 것은 중국의 성장 둔화"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