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짐이 무사히 도착했을까.”
국제 항공편을 이용해본 사람이라면 이런 걱정을 한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중간 기착지로 다른 나라에 잠시 도착했다가 최종 목적지로 이동한 승객이라면 수하물 분실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클 수 있다.
앞으로는 비행기 탑승객의 짐 분실 걱정을 덜고 수하물 등록 시간을 훨씬 덜어주기 위해 ‘셀프 수하물 시대’를 여는 글로벌 항공사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에 최근 보도했다.
비행기 탑승객들은 집에서 디지털 수하물 태그(도착 공항과 항공편 등을 표시한 꼬리표)를 짐에 부착한 뒤 공항에서 간편하게 짐을 부치고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수하물 경로를 실시간 체크할 수 있다. 또한 항공 일정이 불가피하게 변경될 경우 항공사가 수하물에 적힌 정보를 원격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승객들이 짐을 부치느라 공항 카운터에서 줄을 길게 서 있을 필요가 없게 된다. 가히 ‘수하물 혁명’이라 부를만하다.
국제항공통신협회(SITA)는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항공사의 25% 가량이 디지털 태그를 도입하고 있고 2018년까지 75% 이상이 이를 채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에어프랑스-KLM은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태그를 올 연말까지 도입할 예정이다. 델타항공도 서비스 도입을 위해 움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메리칸항공, 알래스카항공 등도 미국에 셀프 태그 키오스크를 늘리는 추세다. 인천국제공항공사도 최근 자동 수하물 위탁 서비스를 도입하기 시작해 승객들의 짐 부치는 시간을 덜어주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확산되기까지 저항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일자리가 줄어들까 우려하는 항공 노조가 셀프 수하물 처리에 반발하고 공항당국이 통신보안을 이유로
SITA에 따르면 지난 한해 세계적으로 33억명이 비행기를 이용했으며 항공수하물이 잘못 배송된 건수는 2410만건에 달했다. 1000명 당 약 7개의 짐이 분실된 것이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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