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2위 대형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깜짝 인사를 발표했다. 은행 2인자이자 그의 후계자로 꼽혀온 브루스 톰슨 최고재무책임자(CFO·50)를 예상치 않게 물갈이한 것이다.
미 금융권의 관심은 이같은 파격 인사를 단행한 브라이언 모이니한 최고경영자(CEO·55)에게 쏠렸다. 마침 BoA는 지난 2분기에 시장 기대를 웃도는 호성적을 거뒀고 톰슨 CFO는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을 때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논란이 된 경영진 교체 이후 리더십 재건에 나선 모이니한 CEO를 집중 조명했다. 지난 2009년 금융권 최대 위기의 순간에 구원투수로 등장한 그는 대형 투자은행인 메릴린치와 모기지업체인 컨트리와이드를 인수 합병한 후 거대 비만증에 걸린 BoA의 체질을 개선하는데 진땀을 빼야 했다. 그는 복잡한 사업부를 단순화하는데 주력했다.
모이니한 CEO는 “당시 BoA 만큼 깊은 수렁에 빠진 은행도 없었을 것”이라고 회상한 뒤 “종전까진 글로벌 은행인 적이 없었지만 이제는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의 후계자로 꼽혀온 2인자를 내친 배경에 이런 자신감이 자리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내 후계자가 누가 될지 모르지만 50대가 아닌 40대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월가 일각에서는 지난해 BoA가 금융당국에 제출한 자본계획에 40억달러의 오류가 발견돼 스타일을 구긴게 톰슨 CFO 퇴진의 배경이 된 것으로 해석했다. 모이니한이 이 일로 격노했었기 때문이다.
당초 모이니한은 6년 전 CEO로 임명될 당시 유력 후보감은 아니었다. 하지만 타고난 치밀함과 금융 감각을 바탕으로 BoA의 구조조정을
BoA 안팎에선 모이니한의 뒤를 이를 후계자로 골드만삭스 출신이자 BoA 투자은행사업부를 맡고 있는 토머스 몬태그 최고운영책임자(COO·58)가 거론되고 있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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