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5년래 최저치로 추락하자 금광업체들의 인수합병(M&A)을 통한 생존전략에 나섰다. 유가하락으로 정유업계에 불고 있는 생존형 M&A와 같은 추세다. 금 값은 지난달 31일 온스당 1095.34달러로 2010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장기적으로도 대세 하락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M&A 움직임이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6월30일까지 글로벌 금광업체들의 M&A 금액은 총 96억달러(11조2000억원)로 지난해 하반기 대비 7%선 증가했다. 지난해 M&A 규모는 2011년 이후 최고인 총 223억달러(약 26조원)였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호주-캐나다의 금 및 구리 채굴업체인 오셔너골드는 지난달 말 캐나다 금광탐사개발업체 로마르코미네랄스를 8억5600만캐나다달러(약 7627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관련 업계에서 올 들어 2번째로 큰 인수합병이다.
레그 스펜서 캐너코드제뉴이티그룹 애널리스트는 “채산성이 떨지고 경영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기업들이 힘을 합치고 규모를 키워야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금광업계의 추가 대형 M&A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금 생산업체인 배릭골드는 호주 캘굴리의 슈퍼핏 금광 지분 절반을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호주 최대 금 생산업체인 뉴크레스트마이닝은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의 텔퍼광산 매각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런 금광업계에 불어닥친 M&A바람은 가격 하락 때문이다. 중국의 성장이 둔화되면서 금, 구리 등과 같은 원자재는 대세 하락기에 직면하고 있다. 블룸버그 전문가 16명은 내년 1월까지 금 값이 온스당 984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22개 원자재 가격을 반영한 블룸버그 원자재 지수도 지난달 31일 91.7827을 기록하며 6년래 최저치를 보였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무려 27.78%, 올들어서 12.03% 하락한 것이다.
가레스 윌리엄스 S&P 이코노미스트는 “원자재 붐을 타던 에너지기업 및 광산기업들은 갑자기 정반대 상황에 놓이게 됐다”며 “(원자재)공급은 충분하지만 세계 최대 원자재 소비국인 중국의 수요가 불
유가하락에 석유업체들도 설비투자를 급속히 줄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현지시간) 컨설팅업체 우드맥킨지를 인용해 최근 합병이 결정된 로열더치셸과 BG그룹은 신규 프로젝트에 대한 2000억달러 규모의 지출을 미루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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