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톈진항 물류창고 폭발사고로 17일까지 114명이 사망한 가운데 독성물질 유출 여부가 최대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SNS에선 “당분간 절대 비를 맞아선 안된다”와 같은 괴담이 확산되고 홍콩에선 톈진산 채소에 대한 수입중단 조치가 내려졌다. 불안이 증폭되자 당국은 유출 가능성을 차단하고 나섰지만, 이미 신뢰가 추락해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독성물질 시안화나트륨을을 보관한 회사가 규정도 어기고 마구잡이로 창고를 운영해온 사실이 드러나 시안화나트륨의 보관 규모와 안전 연부에 의혹이 가시지 않는다. 회사의 대주주인 둥모씨는 전직 톈진항 공안국 국장의 아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회사가 갑작스럽게 유독 화학물질 취급 허가를 받은 배경에 ‘특혜’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근거다.
위험물 취급 과정에서 위법 행위를 저지른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보관 한도다. 시안화나트륨의 경우 최대 24t을 보관할 수 있지만 사고 당시 현장에는 700t을 보관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산소다’로 불리는 시안화나트륨은 금속 도금제와 살충제 등으로 쓰이는 맹독성 물질이다. 폭발과정에서 유출된 게 사실이라면 지하수나 공기로 스며들어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허슈산 톈진시 부시장은 17일 기자회견을 열어 “시안화나트륨 700t이 여전히 안전하게 보관돼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고수습에 산하 부대를 파견한 베이징군구 스루저 참모장도 16일 기자회견에서 “시안화나트륨은 두곳에 분산 보관돼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여러가지 화학물질이 함께 보관돼있어 정확한 규모를 산출하긴 어렵지만 수백t에 달한다”고 말했다. 현재 전문 처리반이 일부는 화학물질을 이용해 중화시키고, 일부는 더욱 안전한 용기로 밀봉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라는 설명이다.
홍콩에선 톈진산 채소에 대한 금수령이 내려졌다. 홍콩 채소상인 연합회는 톈진항 폭발사고로 유독성 화학물질 유출이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짐에 따라 톈진에 등록된 채소 공급업체 7곳으로부터의 채소 수입을 중단했다고 16일 밝혔다.
톈진시의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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