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파리'로 불렸던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습니다.
여름 내내 도시를 가득 채운 쓰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엄해림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 기자 】
빨간 불꽃이 타오르자, 경찰이 지체하지 않고 물대포를 쏘아댑니다.
최루탄으로 생긴 연기가 거리를 가득 메웠습니다.
한 때 '중동의 파리'로 불렸던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정부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들과 경찰이 충돌해 75명이 다쳤습니다.
시민들의 불만이 폭발한 건 거리에 쌓인 쓰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정부가 가득 찬 쓰레기장을 폐쇄한 뒤 추가 대책을 내놓지 않아 쓰레기가 거리에 쌓이게 됐고, 여름 내내 썩어 악취가 진동하게 됐습니다.
정치권이 레바논과 가까운 시리아를 지지하는 시아파 쪽과 반대하는 쪽으로 나뉘어 2년째 싸움만 하는 사이 정부 기능이 마비된 셈입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레바논 총리는 민심을 달래려고 직접 나섰습니다.
▶ 인터뷰 : 탐맘 살람 / 레바논 총리
- "국민의 기본권인 집회의 자유를 과잉 진압으로 침해한 공권력은 책임을 져야 합니다."
하지만, 내전 이후 25년 동안 전기와 상수도 공급 부족에 시달렸던 레바논 시민들의 민심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엄해림입니다. [ umji@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