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문한 EWMC에는 에드먼튼 곳곳에서 쓰레기를 싣고온 차량들이 입고하느라 분주했다. 하지만 도시 곳곳의 폐기물들이 모이는 장소 치고는 악취가 거의 나지 않았다. 폐기물 공장들이 철저한 방제장치를 갖춰 외부로 냄새가 새나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음식물쓰레기는 사전에 건조작업을 통해 들여오기 때문이다.
EWMC 강점은 폐기물 매립률이 10%에 그쳐 그만큼 쓰레기 매립후 침수에 따른 환경오염 피해가 적다는 것이다. 반면 반입된 폐기물은 철저한 분류작업을 거쳐 센터단지내 공장들로 각각 옮겨진뒤 신제품을 만들어낸다. 여기서 생산되는 제품군은 전력, 에탄올, 비료, 건축목재, 고급용지를 포함해 10종이 넘는다. 에드먼튼 시정부가 대주주인 EWMC는 여러 기업들과 폐기물 공급 및 제품 생산을 위한 계약을 맺고 있다. 예컨대 ‘그레이스(Greys)’라는 용지회사는 버려진 폐지와 천 조각을 공급받아 고급용지를 생산한다. 일일 생산규모는40톤에 달한다. 줄리안 로마네티 그레이스 홍보담당은 “폐기물을 친환경공법을 이용해 새로운 종이제품을 생산하는데 일반 종이에 비해 질감이 우수하고 내구성이 강해 가격은 오히려 높게 받는다”고 말했다. 회사로서는 싼 원재료를 이용해 부가가치가 높은 신개념 종이를 생산하니 수지가 높다. 또 에너켐 (Enerkem)이라는 연료회사는 에탄올을 생산하고 짚(GEEP)이란 회사는 전기제품 폐기물을 수거해 연료 생산을 전문으로 한다.
특히 쓰레기를 태워 나오는 전력 생산도 연간 4.5메가와트에 달해 EWMC 단지내 시설들을 가동하고도 남는다. 잉여 전력은 에드먼튼내 전력회사에 팔아 수익도 얻는다. 로이 니홀 EWMC 대표는 “폐기물로 제품을 생산하는 시스템을 만드는데 초기 투자비용은 들지만 이를 판매해 수익을 창출하고 청년 일자리도 늘리는 효과가 크다”고 밝혔다. 하지만 무작정 쓰레기 매립에 대해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니홀 대표는 “매립을 늘릴 경우 나중엔 묻을 땅이 부족해지고, 특히 축축한 지형에선 매립물이 썩어들어가 미래 환경피해를 야기한다”며 “폐기물에 대한 적극적인 재활용이 그만큼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에드먼튼도 처음부터 폐기물 재활용과 같은 엄격한 쓰레기 관리체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00년전까지만 해도 에드먼튼 2곳에 대형 매립지를 조성해 쓰레기를 묻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진동하는 악취에 주민들이 반발하고, 캐나다 정부의 폐기물 감소정책까지 맞물리면서 보이는 쓰레기를 땅에 묻어 없애는 대신 적극적인 재활용으로 돌아섰다.
EWMC가 탄생한 것도 이 때였다. 에드먼튼 시는 동북쪽 233만 평방미터 부지에 폐기물처리를 집중관리할 수 있는 통합센터 조성작업에 나서 2009년에 가동했다. 시정부는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각종 품목들에 환경세를 추가했다. 앨버타주내 재생가능한 품목에는 다른 주에서 보다 환경세가 높다. 하지만 주민들은 재활용 물건들을 인근 재생센터로 가서 교환할 경우 즉시 돈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특히 주민들 반발을 누그러뜨리고 환경의식을 높이기 위해 시와 EWMC가 나서 주민들과 폐기물 처리를 놓고 적극적인 소통을 한 것이 주효했다. 니홀 대표는 “주민 견학프로그램을 만들어 지금까지 4만여명이 폐기물 처리과정을 직접 보고, 환경교육을 진행하면서 주민들도 미래세대를 위해 필요성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특히 발런티어 프로그램을 만들어 40시간 교육을 이수하면 각 지역별로 돌아가 주민들에게 폐기물처리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환경전도사도 양성한다. 매스컴을 통해 환경관련 기사를 생산하고 이메일과 SNS를 통해 소통을 한다. 이를 통해 친환경적인 사업을 하는데 대한 자부심을 키워준다. 그레이스 홍보담당인 로마네티는 “폐지로 만든 그레이스 브랜드는 미술가들이 주로 애호하는데 일반인 중에는 환경을 생각하면서 비싼데
EWMC는 에드먼튼에서 성공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중국 후베이성에 오는 10월에 에드먼튼 폐기물관리시스템 동일한 플랜트가 착공된다. 미국 캔자스시티에는 그레이스 종이공장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에드먼튼(캐나다) =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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