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어느 때보다 돈독한 우호 관계를 형성한 한국과 중국의 국민이 서로에 대해 느끼는 호감도에서는 작지 않은 온도차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인들이 중국에 대해 높은 호감을 표시한 반면, 중국인들은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서입니다.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4월6일∼5월27일 아시아·태평양 10개국 국민 1만5천313명을 대상으로 아태지역 국민이 주변국에 대해 서로 어떻게 생각하는지 조사한 결과 중국에 대한 한국인의 호감도는 61%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조사 대상국 전체의 대중국 호감도 평균치(57%)를 4%포인트 웃도는 것으로, 이로써 한국인은 파키스탄인(82%), 말레이시아인(78%), 인도네시아인(63%)에 이어 네 번째로 중국에 대해 호감도가 높은 국민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한국을 좋아한다는 중국인은 47%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이는 한국에 대한 아태지역인들의 평균 호감도(47%)와 일치하는 수준으로, 한국에 대한 호감도 순위에서 중국은 베트남(82%), 필리핀(68%), 말레이시아(61%), 호주(61%)에 이어 다섯 번째로 집계됐습니다.
또 일본, 중국, 인도, 한국 등 아시아 주요 4개국에 대한 아태지역 국민들의 호감도를 비교한 결과 일본이 평균 71%로 가장 높았고 중국(57%), 인도(51%), 한국(47%)이 뒤를 이었습니다.
중국은 영유권 분쟁 상대국인 일본(9%)과 베트남(19%)을 빼면 대체로 우호적인 평가를 받았고, 일본은 역사갈등을 빚은 중국(12%)과 한국(25%)을 제외한 나머지 아태지역 국가에서 높은 인기를 과시했습니다.
다만 '중국의 영유권 분쟁에 대해 우려하느냐'는 질문에는 필리핀(91%), 베트남(83%), 일본(83%), 한국(78%) 등 국가의 많은 국민이 "매우 그렇다" 또는 "그렇다"고 답해 주변국들의 경계가 만만치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국이 주요 아시아국 중 '인기 꼴찌'를 기록한 것은 파키스탄(65%)과 인도(52%) 국민의 절반 이상이 '한국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다'며 무관심을 표했기 때문이라고 이 기관은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파키스탄(15%)과 인도(28%)는 일본(21%)과 함께 유독 한국에 대해 낮은 호감을 보였습니다. 일본의 경우 3분의 1에 가까운 32%가 한국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라고 응답했습니다.
그러나 한류 인기의 영향으로 18∼29세의 젊은층 가운데서는 베트남인의 91%, 필리핀인의 74%가 한국을 선호한다고 답했습니다.
한편, 같은 조사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 3개국 지도자가 '국제 정세에서 옳은 일을 하고 있느냐'는 설문에서는 한국 국민 67%가 시 주석을 신뢰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시 주석에 대한 한국 국민의 신뢰도는 말레이시아 국민(72%)에 이어 2번째로 높은 수준입니다.
그러나 아베 총리를 신뢰한다고 답한 한국 국민은 7%에 그쳤으며, 63%는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모디 총리를 신뢰한다고 답한 한국 국민은 39%였습니다.
중국 국민
한국과 중국 국민 대부분은 아베 총리가 일본이 과거 전쟁을 일으킨 데 대해 제대로 사과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고 센터가 설명했습니다.
시 주석과 아베 총리, 모디 총리는 각각 전체 응답자의 47%와 43%, 39%로부터 '신뢰한다'는 응답을 얻어 누구도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