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공영방송 BBC가 최초로 북한에 단파라디오 방송을 송출하는 계획을 추진하기로 했다. 해외 라디오 방송 청취가 모조리 불법으로 규정돼 있는 ’언론자유 불모지‘ 북한에서 BBC의 계획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토니 홀 BBC 사장은 북한에 단파 라디오로 일간 뉴스 방송을 송출하는 계획이 포함돼 있는 BBC의 향후 10개년 계획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북한 라디오 방송뿐 아니라, 러시아에서 디지털 동영상 서비스를 확대하고 러시아 내 위성방송 TV채널 설치를 추진하는 등 민주주의 의식이 낮은 국가에서 BBC 방송 서비스범위를 넓히는 방안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에 대해 홀 사장은 2010년 이래 갈수록 축소돼 왔던 BBC 월드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한 방안이라며 “월드 서비스에 상당한 투자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BBC 월드 서비스는 중동, 인도, 러시아, 옛 소련을 구성했던 국가들에서 영국의 목소리를 더 크게 전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이처럼 “공정한 뉴스보도를 하는 데 민주적인 결함이 있는” 지역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에는 이미 미국의 소리(VOA),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단파 라디오 방송을 제작해 송출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방송은 모두 북한이 ‘적국’ 취급하는 한국과 미국에서 만들어지는 방송으로 북한 내 국민들의 청취가 절대 금지돼 왔다. 영국의 경우 한국, 미국과 달리 북한이 적국으로 간주하지 않고 있어 BBC의 시도가 앞선 둘과는 달리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BBC의 ‘월드 서비스 확대’ 10개년 계획은 BBC가 맞닥뜨린 정치적 압박과 예산 감축에 대응하기 위한 일종의 자구책으로 볼 수 있다. 전세계에 5억여 명의 시청자를 둔 ‘공룡 공영방송’ BBC는 시대 변화에 따라 점차 조직 축소·개편 압력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영국 보수당 정부는 지난 7월 조직, 재원, 지배구조 등
[문호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