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경제공약이 맞다” 크루그먼 교수 공화당 주류 비판

진보 성향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주자의 경제공약을 옹호해 눈길을 끌었다. 크루그먼은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트럼프가 옳다(Trump Is Right)’는 제목의 칼럼에서 트럼프가 공약으로 내세운 ‘부자증세’를 옹호하는 입장을 취했다. 트럼프는 중산층 세금을 감면해주면서 헤지펀드 종사자나 초부유층은 증세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크루그먼은 “트럼프를 옹호하는 게 아니다”면서도 트럼프의 경제공약을 공격하는 공화당 주류세력을 향해 비판의 화살을 날렸다. 공화당의 또다른 경선후보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공격하는 트럼프 경제공약이 정말로 맞는 것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2012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한 후 오바마 행정부가 새로운 세제를 시행했고 2013년 미국 상위 1%로부터 세수가 크게 확대된 점을 예로 들었다. 이를 토대로 2014년부터 오바마 행정부의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이 시행돼 저소득층 의료 지원이 한층 확대될 수 있었다.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등 공화당 보수론자들은 부자증세나 오바마케어 정책이 미국의 일자리를 줄어들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실제로 미국 실업률은 지난달 5.1%를 기록해 롬니 전 주지사가 선거유세 기간 중 공약으로 내세운 ‘2016년 실업률 6% 목표’보다 낮다고 크루그먼은 언급했다.
크루그먼은 트럼프가 비판받을 이유가 많더라도 ‘충분히 보수적이지 않다’는 부시의 비판은 잘못 짚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화당 주류층의 이같은 인식이 공화당의 어두운 전망을 대변한다는 것이다. 또 억만장자인 트럼프가 거액 기부자들의 눈치를 안봐도 된다는 점에서 다른 공화당 대선주자들보다 제대로 얘기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크루그먼의 이번 칼럼은 트럼프를 정치적으로 지지하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본인의 그의 평소 지론을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