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중증 자폐증을 앓는 한인 학생이 밀폐된 통학버스에 방치돼 있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14일(현지시간) LA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4시 20분경 한인 학생 이모군(19)이 LA 카운티 동남부 위티어 지역 교육청 주차장에 세워진 통학 버스 안에서 발견됐다. 당시 이 군은 버스 통로에 쓰러진 채 호흡곤란과 심장마비 증세를 보이고 있었다. 구급대가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숨졌다.
경찰 조사결과 이군은 섭씨 40도가 넘는 버스 안에 오전 8시경부터 9시간동안 방치돼 있었다. 이 군은 식사, 목욕 등 일상생활에도 남의 도움을 받아야 했던 중증 자폐증 환자로, 경찰은 이군이 잠겨있던 버스 창문과 출입문을 열지 못하고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했다. 몸에 폭행당한 흔적이 없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했다.
이 군 부모는 “키 180cm에 체중 100kg이 넘는 아이가 장시간 차 안에 있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경찰도 이 군이 방치된 구체적 경위에 대해 조사 중이다. 이 군의 하차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운전기사는 경찰에 구금돼 조사를 받고 풀려났다. 경찰 대변인은 “정확한 사인
이 군 어머니는 “아이는 덩치가 컸지만 마음이 여린 어린애였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 군 가족은 15년전 이 군이 자폐증을 앓고 있음을 알고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이주해 치료를 받아왔다.
[연규욱 기자 / 문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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