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10대 소녀가 무슬림 남자친구와 함께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참수 동영상을 본 뒤 모친을 수십 차례 칼로 찔러 살해한 사건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리사 보르크(16)와 이라크인 남자친구 무함마드 박티아르 압둘라(28)는 작년 10월 6일 덴마크 크비셀의 집에서 보르크의 모친 티나 로메르 홀테고르(40)를 20여 차례 칼로 찔러 살해했습니다.
보르크와 압둘라는 범행 시작 전 한 시간 동안 IS가 영국 구호요원 데이비드 헤인스를 참수하는 동영상을 봤고 인터넷에 '부모가 죽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라는 글을 검색한 것으로 최근 덴마크 법원에서 진행된 재판에서 드러났습니다.
카리나 스코우 검사는 "피해자는 집에서 자고 있었고 무방비상태에서 살해당했다"며 "딸은 모친이 무슬림 남자친구와 헤어지라고 한 것에 분노해 모친을 살해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스코우 검사는 "보르크는 IS에 가담하기 위해 시리아로 여행할 계획을 하고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보르크의 계부인 옌스 홀테고르는 "보르크가 IS의 강력한 지지자였다"며 "보르크는 중동에서 일어나는 잔인한 학살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했다"고 말했습니다.
범행 당시 15세였던 보르크는 압둘라와 함께 모친을 살해한 이후 태연하게 경찰을 속이려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르크는 모친을 살해한 이후 택시를 불러 압둘라를 돌려보냈고 '빨리 좀, 빨리 좀, 온통 피바다에요, 피가 흥건해요'라고 울면서 응급구조 신고를 했습니다. 그는 신고 전화에서 백인 남성이 도망가는 것을 봤다고 진술했고 구급대원이 지시하는 심폐소생술을 따르는 것처럼 행동하기도 했습니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보르크는 집의 아래층에서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보고 있었고 경찰이 모친의 위치를 물어보자 동영상을 멈추지도 않고 손으로 위층을 가리켰습니다.
경찰은 화장실에서 압둘라의 지문을 채취했고 이후 피해자의 혈액이 묻은 압둘라의 셔츠를 발견했습니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보르크는 칼로 찌른 것은 압둘라라고 주장했지만, 압둘라 역시 보르크가 칼로 찔렀다고 주장했습니다.
사건을 맡은 덴마크 예링의 법원은 보르크에게 징역 9년 형을 선고했고 압둘라에게는 징역 13년 형을 선고했습니다. 압둘라는 징역형을 마친 이후 이라크로 추방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