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물리학상, 일본 2년 연속 수상의 비결은 '대물림 연구'
↑ 노벨 물리학상/사진=MBN |
일본이 노벨물리학상을 2년 연속 수상하는 쾌거를 이뤄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일본이 2년 연속으로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배경에는 3대에 걸쳐 이어진 사제(師弟) 간의 노력이 바탕이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의 장인(匠人)이 가업을 후대에 전수해 더 좋은 물건을 만들도록 하듯 스승이 개척한 한 연구를 선·후배 관계인 제자들이 이어받아 더 발전시킨 것입니다.
가지타 소장은 6일 기자회견에서 "혼자서 할 수 있는 연구가 아니었다"고 했는데 이는 그의 스승인 고시바 마사토시(小柴昌俊·89) 도쿄대 특별영예교수 때부터 이어진 노력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사제 간의 노력이 노벨상 수상의 배경이었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가지타 소장의 스승 고시바 특별영예교수는 노벨상 수상에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한 관측 장비인 '가미오칸데'를 만든 인물입니다.
7일 산케이(産經)신문에 따르면 고시바 특별영예교수는 소립자 물리학의 궁극 목표였던 '대통일이론'에서 예언된 양자 붕괴현상을 발견하려고 1983년부터 가미오칸데를 이용해 관측을 시작했으나 당시 이론에 오류가 있어서 양자붕괴 현상이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고시바 특별영예교수는 발상을 전환해 베일에 싸여 있던 중성미자(뉴트리노, neutrino)를 관측할 수 있도록 가미오칸데를 개조했고 이것이 일본에 두 번의 노벨상을 안겨준 계기가 됐습니다.
그는 1987년 2월 대마젤란 성운에서 초신성이 폭발하면서 방출된 뉴트리노 관측에 세계 최초로 성공해 뉴트리노 연구를 개척했습니다.
고시바 특별영예교수의 제자였던 도쓰카 요지(戶塚洋二, 1942∼2008) 씨는 후배 연구자인 가지타 소장과 함께 가미오칸데를 개조한 슈퍼 가미오칸데를 만들어 1996년부터 운용했습니다.
도쓰카 씨는 대장암에 걸린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2011년에는 관측 장비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 당시 수습에 앞장섰습니다. 도쓰카 씨는 이후 상태가 악화해 2008년 7월 66세로 생을 마감해 이번 노벨상에는 이름을 같이 올리지 못했습니다.
가지타 소장은 "2001년 슈퍼 가미오칸데가 사고를 일으켰을 때 도쓰카 선생의 지도력으로 팀이 하나가 돼 재건할 수 있었다"며 그가 생존했다면 함께 노벨상을 받았을 것이라고 언급하며 도쓰카 씨의 노고도 잊지 않았습니다.
가미오칸데로 관측하던 시대부터 역시 도쓰카 특별영예교수의 제자였던 스즈키 아쓰토(鈴木厚人·69) 이와테(岩手)현립대 총장은 중간에 도호쿠(東北)대로 자리를 옮겼고 슈퍼 가미오칸데가 있는 같은 광산에 '가무란도'라는 관측 장비를 건설했습니다. 이 장비는 슈퍼 가미오칸데와 달리 물이 아닌 기름을 사용하며 원전에서 방출되는 '반전자 뉴트리노'를 높은 정확도로 검출할
스즈키 총장은 스승이 일궈낸 영역을 변형해 계승했고 이번에 유력한 노벨 물리학상 수상 후보 중 한 명이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일본의 장인들이 자식에게 가업을 물려주듯 물리학에서도 연구를 세대를 이어가며 진행한 덕분에 일본은 2년 연속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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