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첫 대선주자 TV토론은 힐러리와 샌더스의 듀엣 무대였다.
13일(현지시간) CNN과 페이스북 주최로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 TV토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은 이메일 부정사용 논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한 말바꾸기, 월가로부터 받은 고액 강연료 등에 대해 명쾌한 해명의 기회를 가졌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클린턴 전 장관의 이메일 해명에 대해 ‘통큰’ 지지를 보내고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한 자신의 논리를 설파해 온라인에서 인기몰이를 했다.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했던 이메일 부정사용 논란에 대해 클린턴 전 장관은 “최선은 아니었다”고 솔직하게 인정한 후 “국민들은 내 이메일보다 의료보험과 대학진학률 등에 더 관심이 있다”고 말문을 돌렸다.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놈의 이메일 얘기에 국민들도 이제 지쳤다”면서 “중산층을 살리고 양극화를 해소하는 문제에 집중하자”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이로써 클린턴 전 장관은 적어도 민주당 내에서는 이메일 논란과 관련해 면죄부를 받은 셈이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해 찬성에서 반대로 입장을 번복한 것을 놓고 비판이 일자 클린턴 전 장관은 “내가 생각한 TPP는 미국인의 일자리를 늘리고 임금을 올리는 방안이었기에 ‘골든스탠더드’라고 했지만 이번에 타결된 협상안은 그렇지 못하다”고 해명했다.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표방한 샌더스 의원에게 진행자가 자본주의에 대한 견해를 묻자 샌더스 의원은 “소수가 너무 많이 차지하고, 다수가 너무 적게 갖고 가는 카지노 자본주의로는 안된다”면서 “덴마크와 노르웨이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민주당의 양대 대선주자인 클린턴 전 장관과 샌더스 의원은 서로 공방을 주고받으면서도 각자 자신의 주장을 충분히 개진했다.
클린턴 전 장관이 찬성했던 이라크 전쟁을 겨냥해 샌더스 의원이 “미국 역사상 최악의 외교정책”이라고 비판하자 “내가 국무장관으로 있을 때 9·11 테러의 배후인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하는 등 성과가 많았다”고 반박했다.
클린턴 전 장관과 샌더스 의원 외에 마틴 오말리 전 메릴랜드 주지사, 링컨 채피 전 로드아일랜드 주지사, 짐 웹 전 상원의원은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짐 웹 전 의원은 첫 질문을 받고 “이 자리에 서서 10분을 기다렸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미국 주요 정치평론가들은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의 성공적 TV토론을 평가했지만 페이스북 등 온라인
토론회를 주최한 CNN은 조 바이든 부통령이 민주당 TV토론을 앞두고 전격 출마선언을 할 것에 대비해 별도의 연단을 준비하기도 했으나 바이든 부통령은 여전히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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