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2일 아침 하네다공항을 통해 몽골로 떠났다. 아베 총리는 몽골에 이어 28일까지 투르크메니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5개국을 방문한다. 일본 총리가 중앙아시아 국가들 순방에 나선 것은 2006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에 이어 9년 만이다. 중국 브라질 등 신흥국 경기부진으로 자원가격이 폭락한 이 때가 자원 확보와 관련 인프라를 수주할 수 있는 적기라고 판단한 것이다. 아베 총리의 중앙아시아 방문기간인 26일 인도 수도 뉴델리에는 아프리카 54개국 가운데 무려 52개국 국가수반과 고위 관료들이 모인다. 국가 정상만 최소 40명이 참석의사를 밝혔다. 역대 최대 규모의 인도·아프리카 정상회의(IAFS)가 될 전망이다. 세일즈 외교에 총력을 펴고 있는 모디 총리는 이번 회의를 아프리카 천연자원 확보의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
아베 총리나 모디 총리 모두 천연자원 가격이 급락하고 인프라 투자가 얼어붙은 지금이 자원 확보의 적기라고 판단한 듯하다. 아울러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가 아프리카 남미 등 자원대국을 돌며 전방위적인 자원확보에 나서고 있는 중국에 대항하기 위한 포석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반영하듯 아베 총리의 중앙아시아 순방에는 무려 50개의 기업 은행 대학이 동행했다. 일본 정부는 2020년까지 인프라 수주액을 지금보다 3배 이상 많은 30조엔까지 끌어올리는 목표를 갖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중앙아시아 공략이 필수적이라다. 아울러 천연자원 가격이 떨어진 지금이 자원확보와 플랜트 수출의 적기라는 판단이다. 여기에 아시아 인프라스트럭처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일본 정부는 동남아와 중동에 이어 자원대국인 중앙아시아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목적이 다분하다.
아베 총리의 순방과 함께 일본 언론에는 벌써부터 중앙아시아 국가와의 계약 성사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쓰미시상사 등 5개사는 순방국 중 하나인 투르크메니스탄 천연가스 프로젝트 수주와 관련해 현지 기업과 기본합의를 마쳤다. 프로젝트 금액은 약 1조엔에 달한다. 닛케이는 이번 순방 기간 중에 일본 기업의 중앙아시아 수주액은 약 2조엔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기업의 수주에는 정부 기관인 국제협력은행(JBIC)과 일본무역보험(NEXI)이 적극적으로 자금지원에 나서 측면지원에 나서고 있다.
모디 총리가 아프리카 정상들을 대거 불러모은 것도 안방에서 자원외교를 한꺼번에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지난 2008년과 2011년 행사 때는 불과 15명의 아프리카 정상이 인도를 찾았을 뿐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제이콥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 등 최소 40명 넘는 아프리카 국가정상이 참석의사를 밝혔고, 외교·재무장관 및 기업인들도 대거 뉴델리에 온다.
탄자니아, 수단, 모잠비크, 케냐 등은 석유·가스가 풍부한 대표적인 자원 부국이다. 인도는 또 교역규모가 750억 달러 수준인 자국과 아프리카 간 경제 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도 세워놓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페이스북에서 “인도는 아프리카에 300억 달러 가까이 투자했고 이는 아프리카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했다”며 “이번 회의는 인도와 아프리카의 유대를 공고하게 하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는 현재 아프리카에서 에너지, 헬스케어, 인프라스트럭처 등 137개의 크고 작은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베 총리와 모디 총리가 본격적인 자원확보 외교에 나서면서 아프리카 남미 중앙아시아 등 자원 대국을 돌며 전방위적인 외교활동을 펴고 있는 중국과 치열한 외교전에 불가피하게 됐다.
중국은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를 내건 이후 시진핑 국가주석이 중앙아시아 국가들을 방문해 자원을 중심으로 한 경제협력에 박차를 가
[도쿄 = 황형규 특파원 / 서울 =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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