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군의 구축함이 남중국해의 중국 인공섬 근해에 수시간 내에 도달할 예정이라고 26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가 밝혔다.
지난해 중국의 인공섬 건설 이후 미국 군함이 근해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이날 외신 등은 국방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미군의 이지스 구축함 라센(DDG 82)함이 남중국해의 중국 인공섬에서 12해리(약 37㎞) 이내 수역에 접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라센함은 이날 오전 남중국해 난사군도(南沙群島·스프래틀리 제도)에 중국이 건설한 인공섬인 수비 환초(중국명 주비자오·渚碧礁)와 미스치프 환초(중국명 메이지자오·美濟礁) 인근 해역으로 항해를 시작했다.
이 배는 수시간 내에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이들 인공섬 12해리 이내 해역으로 진입하게 된다.
일본 요코스카(橫須賀) 항을 모항으로 하는 라센함은 지난 1999년 7함대에 배치된 9200t의 알레이버크급 대형 구축함이다.
라센함은 올해 3월 한·미 연합해군 교류 확대와 독수리(FE)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우리나라 동해항에 입항한 적이 있다.
한 외신은 익명의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정규 정찰활동을 수행해온 미국 해군의 대잠초계기 P-8A과 P-3도 함께 투입된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인공섬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을 인정할 수 없음을 여러 번 시사하며, 남중국해를 비롯한 모든 공해상에서 항해의 자유를 행사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그러나 실제로 군함을 파견한 것은 지난해 중국의 인공섬 건설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난사군도 해역에 미국이 들어간 것은 지난 2012년이 마지막이다.
구축함 항해 사실이 알려지자 중국측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주하이콴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항해와 비행의 자유로 구실로 삼아 자국의 무력을 과시하고 다른 나라의 주권과 안보를 약화시켜서는 안된다”고 비난했다.
이어 “미국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어떤 도발적인 발언이나 행동을 멈추고 책임 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백악관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이 내달 필리핀과 말레이시아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혀, 이번 방문이 남중국해 갈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백악관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이 다음달 14∼22일 G20 정상회의를 위해 터키를 방문하는 데 이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가 열리는 필리핀과 US-아세안, 동아시아 정상회의가 있는 말레이시아도 찾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필리핀과 말레이시아는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당사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아시아지역 정상회담이 “아시아지역기구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강조하고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균형을 모든 차원에서 재조정하기 위한 미국의 전략을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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