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대통령에 도전하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그의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모두 키를 속인 사실이 드러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60대의 나이에 공식 신장이 7년 전보다 6㎝가량 커져 논란을 일으킨 아내에 이어 남편도 과거 키를 부풀렸다는 의혹이 다시 주목받고 있어서다.
실제로 키가 선거 결과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있어 클린턴 부부뿐만 아니라 미국 대권을 노리는 다른 후보들도 자신의 키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 보도에 따르면 현지 매체들은 클린턴 전 장관의 키를 173.7㎝(5피트 7인치)로 보도하고 있다.
이는 클린턴 전 장관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맞붙었던 2008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 인용된 공식 신장보다 6㎝가량 크다. 당시 클린턴 전 장관의 키는 167.6㎝(5피트 5인치)로 소개됐다.
그러나 클린턴 선거 캠프는 6㎝의 차이에 대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의 신장 부풀리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과거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키를 과장했다는 의혹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1992년과 1996년 클린턴 전 대통령과 맞붙었던 공화당 후보는 각각 조지 H.W 부시와 밥 돌이었다.
두 사람 모두 키가 6피트2인치로 장신이었던 만큼 클린턴 전 대통령으로서는 그들보다 커 보이고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정치인들이 키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유권자들이 후보들의 키에 관심을 많이 두기 때문이다.
WSJ는 “지난달 텔레비전으로 중계된 공화당 토론회에서 트럼프가 세금 정책을 말할 때 당시 구글 검색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질문은 ‘트럼프의 키는 얼마인가’였다”고 밝혔다.
키에 대한 관심은 민주당, 공화당 후보를 가리지 않는다. 지난달 첫째 주 양당 후보 19명에 대한 구글 검색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의 검색어가 ‘키’가 나타난 후보가 13명이나 됐다.
‘대통령 선거에서 키가 클수록 유리하다’는 주장은 역대 미국 대선 결과를 통해서도 입증된다.
TV가 보편화한 1948년 이후 미 대통령 선거에서 키가 더 큰 후보가 당선된 확률은 69%에 이른다.
실제로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전체적으로 장신인 경우가 많다.
특히 1980년대 이후 미국 대통령의 키가 180㎝를 넘지 않은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미국 대통령 가운데 최장신은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으로 키가 195㎝(6피트4인치)에 이른다.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과 프랭클린 D.루스벨트 대통령도 각각 188.9㎝(6피트2인치)로 장신에 속했다.
오바마 현 대통령의 키 역시 185.9㎝(6피트1인치)로 큰 편이다.
WSJ는 현재 경선 후보 가운데 키가 가장 큰 조지 파타키 전 뉴욕 주지사(6피트4인치)와 젭 부시 전 주지사가 백악관에 입성하면 링컨 대통령과 함께 최장
부시 전 주지사는 유력 대선주자에서 군소후보로 전락한 지 오래됐고 파타키 전 주지사도 지지율 부진 탓에 다음 주 열리는 공화당 4차 TV토론회의 ‘2군 후보’ 토론회에도 초대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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