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테러 사건 이후 미국에서 반(反)이슬람 정서가 확산되는 가운데 미국내 최대 무슬림 이익단체인 ‘미국 이슬람관계협의회(이하 CAIR)’가 이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CAIR는 1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전날 스피릿항공 여객기에서 무슬림계로 추정되는 남성 탑승객과 일행 3명을 강제로 내리게 한 것에 대해 항공사 측의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스피릿항공측은 전날 볼티모어-워싱턴 국제공항에서 활주로로 진입하던 시카고행 여객기 안에서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뉴스를 시청하던 이 남성과 일행을 강제로 비행기에서 내리게 했으며 이들은 경찰 조사를 받았다.
30대 초반의 중동계로 알려진 4명의 탑승객은 조사 결과 아무 혐의가 발견되지 않아 풀려났으나, 테러 용의자로 오해를 사고 항공편을 놓치는 어이없는 일을 겪었다.
CAIR은 성명을 통해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보는 일이 보안 위협 또는 수상쩍은 행동이 될 수 있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다”며 이들 외모에 드러난 민족적 특성(ethnicity)이 이같은 시련을 불러왔다고 주장했다.
CAIR 시카고 지부 아메드 레합 사무총장은 “모든 미국인들이 종교·인종·민족성에 구애됨 없이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피부색이나 외형·종교 때문에 괴롭힘을 당하거나 용의자 취급을 당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되는 일”이라고 지적하고, “4명의 탑승객들은 단지 외모가 동승한 탑승객의 경계심을 불러일으켰다는 이유로 불편을 겪었고, 굴욕적인 대우를 감내하도록 강요당했으며 뚜렷한 이유없이 장시간 심문을 받아야 했다“고 개탄했다.
경찰은 연행된 4명의 민족적 특성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CAIR은 이들의 외모에 드러난 출신 배경이 사건을 촉발시켰다고 보고있다.
CAIR은 스피릿항공 측에 ”4명의 탑승객에게 공개 사과문을 내고 이같은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스피릿항공은 아직 이에 대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스피릿항공 대변인은 전날 ”항공기 출발 직후 한 여성 탑승객이 승무원에게 옆좌석 남성의 ‘이상 행동’을 알렸고, 기장에게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기장은 기수를 돌려 게
메릴랜드 경찰 대변인은 ”당시 상황에서 기장은 주어진 정보를 토대로 결정을 내렸으며, 경찰은 그의 요구에 따라 4명의 탑승객을 기내에서 연행해 심문을 진행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