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글로벌 기업들의 부도건수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기업들이 대거 파산했던 2009년 이후 6년래 가장 많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자금시장에서 발을 빼면서 기업 자금난이 악화된 때문이다. 12월 15~16일 양일간 열리는 미국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때 미국 연준이 10년만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시중금리가 치솟고 기업들의 금융비용이 급증, 줄부도로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자료를 토대로 올해 글로벌 기업들의 회사채 디폴트(채무불이행)건수가 99건에 달해 지난 2009년(222건)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23일 전했다.
이중 62개가 미국 기업이었고 이들 부도기업 가운데 60%는 유가 등 원자재가격 급락으로 치명타를 입은 에너지나 천연자원 관련기업으로 집계됐다. 미국 석유시추업체 미드스테이츠 페트롤리엄, 샌드릿지에너지, 석탄개발업체 패트리엇코울 등이 지난 4~8월 잇따라 디폴트를 선언한 바 있다. 스탠디쉬 멜런 자산운용의 라만 스리바스타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원자재 기업들이 부도를 많이 냈지만 이들 기업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며 “매주 신문 헤드라인에 부도기업이 하나씩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즈는 “10년 만에 다가온 미국의 첫 금리인상을 앞두고 디폴트가 늘어났다”며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가장 많은 부도가 발생했다는것은 영업여건 악화에 따른 매출 감소, 과도한 부채 부담으로 많은 기업들의 재무상황이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미국 다음으로 부도 건수가 많은 곳은 신흥국(19건)이었다. 신흥국 기업들은 중국 성장둔화와 원자재 가격 급락으로 재무상황이 안좋아졌다. 여기에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을 예상한 투자자들이 채권시장에서 대거 이탈하면서 원리금 상환압박과 신용경색, 채무불이행 등의 삼각파도를 맞고 있다. 중국에선 지난 4월 바오딩톈웨이(保定天威)가 국유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부도를 냈고 10월엔 중국중강집단공사(中國中鋼集團公司·시노스틸)가 부도 처리되는 등 부도가 줄을 잇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연내 금리인상 전망이 확실해지면서 자금흐름이 신흥국서 미국으로 역류하고 있다”며 “신흥국 기업 부도가 국가부도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지만 글로벌 경제에 미칠 충격이 상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기업 부도위험이 높아지면서 자금을 조달할때 지불해야 하는 금리도 상당폭 올랐다. 특히 투자부적격기업들이 부담해야 하는 금융부담이 확 커지고 있다. 바클레이스에 따르면 지난해초 5.6% 수준이었던 미국 정크본드 금리가 8%까지 치솟은 상태다. 기업 자금사정이 악화되면서 S&P가 등급을 매긴 회사채중 투기등급 비중이 지난 2007년 40%였지만 올해 50%로 높아졌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줄부도 공포가 커지면서 연준은 금리는 인상하돼 인상속도는 적절히 조절하겠다며 시장을 안심시키고 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23일(현지시간) 랠프 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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