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유력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캘리포니아 샌버나디노 테러사건을 계기로 “모든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전면 통제해야 한다”는 황당한 주장을 펼쳐 비난을 사고 있다. 트럼프는 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무슬림의 증오심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며 “이민자와 여행자를 포함한 모든 무슬림들의 미국 입국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파리 연쇄테러 직후에는 미국 내 무슬림들의 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화하고 이슬람 사원을 폐쇄해야 한다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도를 넘어선 ‘막말’과 ‘황당 발언’이 계속되자 미국내 이슬람단체 이슬람관계위원회(CAIR)는 성명을 내고 “흑인 인권이 억압받던 1930년대로 되돌리자는 것이냐”며 트럼프를 비난했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도 “종교의 자유를 존중하는 미국의 가치를 거스르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트럼프의 무절제한 발언은 마침내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조스를 화나게 했다. 트럼프가 자신을 비판하는 기사를 게재한 워싱턴포스트(WP)에 앙심을 품고 “아마존이 WP 손실을 이용해 세금을 회피하고 있다”고 시비를 걸자 베조스 CEO는 트위터에 “트럼프를 우주로 보내
버려야 한다”고 썼다. 베조스는 우주탐사 기업 블루 오리진의 소유주이기도 하다. 베조스 아마존 CEO가 워싱턴포스트를 소유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워싱턴포스트와 아마존은 서로 무관한 기업이다. 워싱턴포스트 손실 때문에 아마존이 세금 혜택을 받는 것도 없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