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에서 건국 83년 만에 첫 여성 의원이 선출됐습니다.
태어나 처음으로 정치에 참여한 여성 당선자와 유권자 모두 희망으로 가득했습니다.
박유영 기자입니다.
【 기자 】
검은색 니캅을 두른 여성들이 투표를 마치고 투표장을 나섭니다.
얼굴에는 설레는 미소가 가득합니다.
1932년 건국 이래 최초로 여성들에게 참정권이 주어진 이번 사우디아라비아 지방선거에서는, 대도시는 물론 산간이나 사막에서도 투표장으로 향하는 여성의 행렬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하이파 알 하바비 / 유권자
- "여성이 미래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우리는 역사를 만들고 있어요."
여성 유권자의 투표율은 82%로, 남성 투표율 44%의 2배에 가까웠습니다.
깜짝 놀랄만한 결과도 나왔습니다.
여성 의원이 1~2명에 그칠 거란 예상을 깨고 20명 넘는 여성 당선자가 나온 것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수도 리야드를 비롯해 '이슬람의 성지'로 불리는 메카 등 사우디 전역에서 여성 의원이 탄생했습니다.
여전히 여성 후보자가 남성 앞에서 선거 운동하는 게 금지되는 등 제약은 있었지만, 역사적인 변화인 건 분명합니다.
▶ 인터뷰 : 이라힘 알 라우나 / 정치분석가
- "여성들만의 특별한 발상이 지방의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남성들의 생각을 보완해 줄 것입니다."
이슬람 율법에 따라 여성의 정치 참여가 엄격히 금지됐던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작지만, 매우 의미 있는 '여풍'이 불고 있습니다.
MBN 뉴스 박유영입니다.
영상편집: 이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