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9년여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확실시되면서 내년 주식시장 전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이번 인상을 기점으로 앞으로 성장주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대형 가치주가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성장주의 주가는 미래에 대한 기대감으로 형성된 만큼 변동성 확대에 따른 상승·하락 폭이 더 크기 때문이라는 판단에서다.
일반적으로 성장주는 고PER(주가수익비율) 종목 등 이익 시현시기가 먼 미래에 위치하지만 이익 성장률은 큰 종목을 뜻한다.
반대로 가치주는 낮은 PER 또는 저PBR(주가순자산비율) 등의 주식을 의미해 이익의 성장률은 다소 낮을 수 있지만 실적 안정성 등은 확보된 종목을 일컫는 말이다.
김경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기준금리가 하락하면 성장주가 강세를 보이고, 기준금리가 상승하면 가치주가 아웃퍼폼하는 현상이 나타난다”면서 “올해 말까지는 단기적으로 성장주에 투자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가치주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기준금리 수준은 아직까지 성장주에 유리한 상황이지만, 내년 말까지 미국이 네차례 금리 인상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현재 미국·한국의 금리차는 국내 가치주에 더욱 우호적인 상황으로 전개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이번 금리 인상은 경기과열 억제를 위한 인상이 아닌 비 정상적으로 장기화된 양적 완화의 종료를 뜻하기 때문에 가치주의 아웃퍼폼은 단기적인 현상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그는 내년 말에는 가치주에서 성장주로 회귀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 역시 내년에는 가치주가 주목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동성 확대에 따라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심리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오 팀장은 “올해 상반기까지는 낮은 금리와 대형주들의 어닝쇼크 등 성장주 우위의 환경이 조성돼 왔다”면서도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국내 기준금리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여겨져 외국인의 자금 이탈 우려 등 위험회피(고PER 회피) 현상이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임은혜 삼성증권 연구원은 조금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최근 성장주 중심의 단기 차익실현 물량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기인 것은 맞지만, 중장기 투자전략 관점에서는 핵심 성장주 중심의 리밸런싱(재조정)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임 연구원은 “미국의 출구 전략 및 유가·원자재 가격 약세 등으로 저평가 가치주의 주가가 상대적 강세를 보일 수 있다”면서도 “다만 과거 금리인상 시점을 되돌아보면 중장기적으로는 결국 구조적 성장을 주도하는 종목들의 주가가 리레이팅(재평가)된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2004년 미국이 기준 금리를 6월, 8월 두 차례 인상했으나 주식시장을 주도한 섹터는 건설·기계·조선 등 중국의 고도성장기 수혜주였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
그는 내년 핵심 성장주로 스마트카(전기차·자율주행차),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미디어·엔터 등을 제시했다.
[매경닷컴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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