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국정연설 자리에 초청받은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연설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다.
백악관 관계자는 오는 12일 저녁 9시(현지시간)에 진행되는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신년 국정연설 자리에 시리아 난민 출신과 무슬림 출신 미군 예비역 그리고 미국 레인저스쿨을 수료한 최초의 여성 등이 초청을 받았다고 10일 전했다. 시리아 난민 출신으로 미국 미시건주 디트로이트에 정착한 레파이 하모가 참석하는 것은 공화당을 중심으로 난민수용에 반대하는 여론에 맞서 난민수용 확대 정책을 강행하겠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폭격으로 가족을 잃고 남은 자녀 4명과 함께 2013년 시리아를 탈출한 하모는 “미국 시민이 되면 미국을 강하고 훌륭한 나라로 만드는데 기여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무슬림 출신 예비역 나베브 샤는 미셸 오바마 여사와 같은 줄에 앉게 됐다. 나베브는 파키스탄 출신으로 지난 2006년 미군에 입대해 이라크 임무를 수행했다. 나베브를 초청한 것은 미국내에서 확산되고 있는 반(反)무슬림 정서에 브레이크를 걸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공화당 유력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모든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한것을 간접 비판한 것이기도 하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미셸 오바마 여사 옆자리다. 오바마 대통령은 총기사고 피해자들을 기리기 위해 이 자리를 공석으로 남겨두기로 했다. 연초에 정부가 발표한 총기거래 규제 강화방안에 대한 의지를 에둘러 표현한 셈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잇따른 총기사건을 줄이기 위해 강력한 총기규제 필요성을 주장해 왔지만 공화당 저지로 번번히 총기규제안 입법화가 무산된 바 있다.
이밖에 동성결혼 합헌 결정을 주도한 짐 오버게펠과 프랑스 열차 테러를 저지한 ‘미국인 영웅’ 스펜서 스톤 공군 중사, 육군 레인저 스쿨을 수료한 여성인 리사 재스터 소령, 인도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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