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폭락으로 재정압박을 받고 있는 중동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가 새로운 국부펀드 설립에 나선다. 현재 국부펀드 투자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에너지·인프라 부문을 줄이는 대신 미래산업과 안전자산 투자를 확대하기위해서다. 이처럼 투자포트폴리오 전면 개편에 나선것은 저유가 장기화로 에너지 분야 투자수익이 저조할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새로운 국부펀드 설립을 위해 국제 은행들과 주요 다국적 컨설팅회사들에게 새 국부펀드 운용에 참가할 아이디어와 제안서를 내달라고 요청했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우디 정부 관계자는 “사우디 리얄화 통화가치와 국제금융시장내 위상을 유지하려면 적절한 외환보유고와 자산유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사우디는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를 비롯해 사우디금융청(SAMA) 국부펀드, 사우디 산업개발펀드(SIDF) 등 8개를 국부펀드를 운영하고 있으며 총 자산이 최소 6200억달러(75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가 새로 만들려는 국부펀드는 IT·바이오 등 첨단산업과 안전자산인 달러화 등에 주로 투자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운용하는 국부펀드들이 에너지산업을 비롯해 관련 파생 산업인 화학산업, 또 해운, 교통 등 최근 침체를 겪고 있는 자산에 편중된 문제점을 감안한 것이다. 문제는 국제금융시장에 미칠 여파다. 천문학적 규모의 국부펀드를 운용하는 사우디가 포트폴리오 재편성에 나서면 같은 처지의 산유국 국부펀드들도 비슷한 움직임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국부펀드들이 보유하고 있는 에너지 관련 해외자산 매각에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여 국제금융시장에 미칠 여파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사우디를 비롯한 주요 산유국 국부
[이지용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