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성장둔화 리스크가 현실화됐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9일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전년보다 6.9%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경제성장률이 7% 아래로 떨어지기는 1990년 3.8% 이후 25년만에 처음이다.
6.9% 성장률은 중국 정부가 작년초 목표로 제시했던 ‘7% 전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심리적 지지선인 7.0%가 무너졌다는 점에서 충격을 준다. 개혁개방 이후 톈안먼 사태 직후를 제외하고 30여년간 줄곧 유지하던 고속성장 시대를 마감하고 중국경제가 본격적으로 중속성장 시대로 진입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특히 성장률이 분기마다 떨어지고 있어 올해 경기회복 전망도 어둡게 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와 2분기 각 7.0%를 유지한 중국 성장률은 3분기 6.9%로 떨어진 데 이어 4분기엔 6.8%까지 주저앉았다. 연간 30% 넘게 성장한 전자상거래가 소비 버팀목 구실을 했지만, 산업생산 증가율이 6.1%에 그친게 컸다. 중국 제조업이 호황기를 구가하던 2000년대 중반까지는 산업생산이 매년 10~15% 증가했다.
새해 들어서도 이렇다할 경기회복 신호가 감지되지 않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기업 구조조정을 추진중이어서 1분기 성장률이 지난 4분기보다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 통계국은 19일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경제구조 고도화 및 산업개편에서 성과를 거두고 민생 수준이 개선됐다”면서도 “대외 환경이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 있고 구조개혁 작업이 언덕을 오르며 고비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경제가 안팎에서 위기에 직면했다는 의미다.
국무원 산하 발전연구센터 리웨이 주임도 “향후 5년간 성장률 목표치 6.5% 달성도 쉽지않다”고 토로한 바 있다. 일각에선 중국 성장률이 올해 5%대로 추락할 것이란 경고를 내놓고 있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8%까지 낮춰잡았다.
새해 들어 심화된 위안화 환율 불안정은 외자 유출을 가속화해 중국경제 리스크를 키울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중국 외국환평형기금은 지난달 6289억위안(약 115조원) 줄어 역대 최대폭 감소를 기록했다. 이는 중국에서 자본이 대거 빠
중국 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19일 GDP성장률이 발표되자 3% 넘게 올라 장중 3000포인트를 돌파했다. 성장률이 시장전망치를 벗어나지 않은데다 인민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춘제(설연휴)전에 지급준비율을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져 매수세가 유입됐다.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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