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 뜬 영웅 판사…룰라·호세프 "나 떨고 있니?"
↑ 모루 판사/AP=연합뉴스 |
한국의 영화 '내부자들'같은 일이 브라질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브라질 전·현직 대통령과 핵심 권력자들에 대한 비리를 파헤치고 있는 40대 판사 '모루'가 그 주인공인데요. 브라질에서 그는 현재 축구스타 못지않은 영웅적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 룰라/AP=연합뉴스 |
모루 판사는 지난 4일 부패 혐의를 받고 있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을 전격 체포했다 풀어준 데 이어 16일에는 지우마 호세프 현 대통령과 룰라 전 대통령의 통화 감청 내용을 그대로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호세프가 룰라를 수석장관에 임명해 본인의 부패 혐의를 덮으려던 의도를 알린 것입니다.
↑ AP=연합뉴스 |
감청 자료가 공개된 16일 밤 상파울루와 브라질리아 등 주요 도시에서는 분노한 시민 수 만 명이 거리로 나와 호세프·룰라의 퇴진을 요구하는 한편, 모루 판사의 이름을 연호하며 열렬한 지지를 표시했습니다.
시위 관계자는 "백만명의 사람들이 호세프 대통령을 반대하기 위해 모였다"고 전했습니다. 이날 반정부 시위에서는 "모루를 대통령으로" "모루를 지원한다" "모루 만세"와 같은 구호와 손팻말도 등장했습니다.
이에 호세프는 "전직 대통령도(통화내용의 비밀 보장이라는) 헌법상의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데 무슨 수사 정의냐"고 비난했습니다. 하지만 모루 판사는 미국 워터게이트 사건을 언급하면서 "최고 권위자라고 해서 자신의 통신자료를 비밀로 묻어둘 수 있는 절대 특권을 지닐 수는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현재 모루 판사는 경찰을 지휘하고 영장을 발부하며 이번 부패수사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해부터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 부패 수사를 일컫는 이른바 '라바 자투(Lava Jato·세차용 고압분사기) 작전'을 이끌면서 권력층 비리 파헤치기에 앞장섰다는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