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브뤼셀 테러, 눈 앞의 상황 믿어지지 않아…역 완전히 봉쇄
↑ 사진=연합뉴스 |
브뤼셀 시내의 분주한 출근길이 공포와 경악으로 변했습니다.
테러가 발생한 브뤼셀 말베이크 지하철역은 유럽연합(EU) 등 사무실 밀집 지역에 위치해 출근 시간에 매우 붐비는 곳이라서 폭탄 테러의 피해가 더 컸습니다.
말베이크 역 주변 건물에서 근무하는 한상민씨는 사무실에 앉아 있는데 지하에서 쿵 하는 소리가 들려 별일 아닌 것으로 생각했다가 곧 사이렌 소리가 들리고 경찰들이 보이기 시작해 사무실 밖으로 나와 보니 끔찍한 광경이 펼쳐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하철 역사에서 부상자가 실려나오고 이어 시신이 옮겨지는 모습을 보면서 눈 앞에 펼쳐지는 상황이 믿어지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말베이크역 주변에는 한국 기업 지사가 다수 자리 잡고 있어 주재원들의 피해가 우려됐으나 다행히 모두 무사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한국 기업의 한 주재원은 한국에서 지인들의 안부를 묻는 전화와 문자에 답하느라 분주했다고 말했습니다.
부상자 응급 처치와 사망자 수습이 완료된 후에도 말베이크 역은 완전히 봉쇄됐습니다. 일반인의 통행은 물론 기자들의 접근도 차단됐습니다. 무장 경찰과 군인들이 주변 도로와 건물에서 삼엄한 경계를 폈습니다.
현장을 찾은 내외신 기자들은 망원 렌즈 카메라로 현장을 담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말베이크역 근처의 NGO 사무실에서 일하는 이리나 카르피니는 운 좋게 끔직한 일을 피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녀는 "보통 말베이크역을 이용하는데 오늘은 자전거를 타고 출근했다. 지하철을 탔을 생각만 해도 무섭다"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테러는 파리나 런던에서나 일어나고 브뤼셀에서 일어날 줄은 몰랐는데 막상 닥치니 두려운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습니다.
한 EU 직원은 자신은 좀 일찍 출근해 무사한데 동료 한 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밝혔습니다.
브뤼셀 시내에서는 이날 부모들이 자녀들과 함께 일찍 귀가하는 모습이 많이 보였습니다. 시내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 둘을 서둘러 귀가시킨 한 학부모는 "무엇보다 아이들이 걱정된다. 내일 학교를 보내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된다"고 말했습니다.
말베이크 역을 중심으로 EU 본부 주변 지역은 경찰차와 바리케이드로 봉쇄됐습니다. 거리에는 차량이 많지 않았지만 차단된 도로를 피해 차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곳곳에서 정체를 빚었습니다.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
이날 테러로 다시 테러경보가 4단계로 오르면서 브뤼셀 시내에서 무장경찰과 군인의 경계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