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쉘 공항 테러’ ‘브리쉘 테러 대상 이유’ ‘벨기에 테러’
22일 벨기에 브뤼셀 공항에서 일어난 연쇄 폭탄테러로 최소 34명이 사망하고 200여명이 부상당했다.
이날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는 “자폭 벨트를 폭파해 우리 형제들은 벨기에 중심에서 IS의 위대함을 알렸다”며 배후를 자처했다.
이어 “IS에 대적하는 모든 국가에 이와 같은 결과로 답했다”며 “이는 시작에 불과하고, 알라의 허락 아래 결과는 참혹하고 끔찍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벨기에 수도 브뤼셀은 인구가 100만 명 남짓으로 유럽 수도 중 비교적 작은 도시다.
그런데 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은 브뤼셀을 테러 타깃으로 정했을까.
◇ 테러 전진기지 ‘몰렌베이크’
이번 벨기에 브뤼셀 연쇄 폭탄 테러는 지난해 파리테러의 주범으로 지목된 압데슬람이 체포된 지 4일 만에 발생했다.
지난 18일 압데슬람이 붙잡힌 곳은 브뤼셀 인근의 ‘몰렌베이크(Molenbeek)’로, 당시 상당량의 무기와 중화기를 발견한 수사 당국은 추가 테러 음모가 있을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압데슬람 뿐 아니라 파리 테러 총책 아바우드와 파리 테러 용의자 9명 중 4명도 몰렌베이크 출신으로 확인되면서 이곳은 유럽의 ‘테러 온상’으로 급부상했다.
현재 인구 10만명 남짓한 몰렌베이크는 50년 전 터키와 모로코 출신 이민자들이 정착하기 시작한 이후 현재 3만 명 이상이 무슬림이다.
이 무슬림들 대부분은 사회 취약층으로 벨기에에서 소외되고 차별받아왔다.
인근 지역과 빈부 격차가 심해지고 실업률은 40%에 달하면서 몰렌베이크는 강력범죄가 끊이지 않는 슬럼으로 변했다.
열악한 상황에서 일부 젊은 무슬림은 좌절과 분노를 키웠고, 이를 흡수한 것이 바로 IS나 알카에다 등 테러 단체다.
실제 500명가량의 벨기에 국적자가 시리아와 이라크로 들어가 IS 등에 합류했고, 이 가운데 100여명은 벨기에로 돌아와 테러를 조직하고 실행했다.
얀 얌본 벨기에 내무장관은 현지 방송에서 “현재 몰렌베이크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한 상태”라며 “이 지역을 정화시켜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 무능력한 정부와 복잡한 사회구조
당국 내무장관의 이 같은 발언에도 정부는 통제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파리 테러 이후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는 “(테러 사건은) 항상 몰렌베이크와 연계됐다”며 “너무 방심했다. 우리는 지난 부주의에 대한 값을 치르고 있다”고 시인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인구 구성이나 정치구조의 복잡성을 테러 대처에 실패한 요인으로 보고 있다.
브뤼셀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특별지역은 6개 경찰서로 치안을 맡고 있는데, 이 특별지역에 속하는 19개 시의 시장이 각각 소속 정당과 언어가 달라 협업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영국의 한 매체는 “경찰력과 시 정부의 분산, 공공부문의 부패와 족벌주의 등이 극단주의 확산에 토양을 마련했다”며 “극단주의를 키우는 일부 지역의 빈곤에 대처하지 못했고, 대테러 활동을 위한 효과적인 연락망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 ‘유럽의 심장’ 공격했다는 상징성
벨기에는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 유럽 3대 국가들 가운데에 위치해 있어 ‘유럽의 심장’으로 여겨진다.
또한 브뤼셀에 유럽연합(EB) 본부가 위치해 있어, 유럽 전역을 타깃으로 삼은 IS의 테러 대상이 되기 쉽
22일 폭탄 테러가 발생한 브뤼셀 도심의 말베이크 지하철역은 EU 본부가 위치한 곳이었다.
아직 EU 관계자의 사상자 수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유럽의 허브’인 벨기에, 그것도 EU 본부 인근에서 테러를 자행한 것은 유럽의 심장을 공격했다는 상징성을 가질 수 있다.
[디지털뉴스국 김예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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