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들어 국제금값이 16.4% 급등했다. 분기상승률 기준으로 지난 86년 3분기 이후 30여년래 가장 상승률이다. 2014년 3분기 이후 6분기 연속 금값 하락세를 보이다가 올 들어 급반전한 셈이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물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7달러(0.6%) 상승한 1235.60달러에 마감했다. 작년 말 온스당 1061.50달러까지 밀려났던 금 가격은 올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중국 성장률 둔화 우려때문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고 유가도 급락, 불안감을 느낀 글로벌 투자자들이 대표적인 안전자산중 하나인 금시장으로 대거 몰린 덕분이다. 지난 1월 20일 온스당 1100달러선을 뚫은 금값은 2월 들어 1200달러를 넘어섰고 지난달 10일 온스당 1270달러까지 오르며 13개월래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달 29일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4월 추가금리 인상 가능성을 일축한뒤 달러강세가 주춤한 점도 금값 상승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금은 달러로 결제되는데 달러와 금값은 일반적으로 반대로 움직인다. 31일 현재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24% 하락한 94.60을 기록했다.5개월반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경제·금융 온라인매체 마켓워치는 세계금위원회(WGC) 보고서를 인용,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의 마이너스 금리 채택도 장기적으로 금가격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진단했다. 마이너스 금리 환경에서는 금보유에 따른 기회비용이 줄어들기때문에 투자포트폴리오내 금 투자 비중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타워스왓슨 자료에 따르면 세계 500대 자산운용사의 운용자산은 78조1000억달러(8경9400조원)에 달한다. 하드에셋얼라이언스의 제프 클라크 비즈니스 인사이더 대표는 “자산운용사 자산의 2%(1조5620억달러)정도만 금매입에 나서더라도 지난해 금 생산량의 12배를 사들일 수 있다”며 “기관투자가들이 언제 본격적으로 움직이느냐가 금 가격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지 게로 RBC웰스매니지먼트 전무는 마켓워치에 “당분간 금값이 현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면서도 “아직 시장 불확실성이 해소된게 아니기 때문에 금값 상승 모멘텀은 남아있다”고 진단했다.
금값 반등세가 반짝 랠리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금 컨설턴트들은 “아시아 금수요가 여전히 취약한 만큼 금값 랠리가 단기에 그칠 공산이 크다”며 “시장 불안이 잦아들면 금값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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