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美5개주 경선 대승…트럼프는 '싹쓸이'

힐러리 클린턴, 美5개주 경선 대승…트럼프는 '싹쓸이'

↑ 힐러리 클린턴/사진=연합뉴스

미국 대선 경선 민주당 선두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레이스의 종반부로 향하는 길목인 26일(현지시간) 동북부 경선 5개 주 가운데 4개 주에서 대승을 거뒀습니다.

8년 전 첫 도전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고배를 마셨던 클린턴 전 장관으로서는 이날 큰 승리로 사실상 당 대선 후보로 자리매김하며 '대권 재수' 끝에 본선행 티켓을 가시권에 두게 됐습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오후 10시50분 현재 총 462명의 대의원이 걸린 5개 주 경선 승부에서 대의원이 210명으로 가장 많은 '대형주'인 펜실베이니아에서 압승한 것을 비롯해 메릴랜드(118명)와 코네티컷(70명), 델라웨어(31명) 등 4개 주의 승리를 확정 지었습니다.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은 로드아일랜드(33명) 1곳에서 승리하는 데 그치며 이날 경선 전에서 참패했습니다.

이로써 클린턴 전 장관이 지금까지 확보한 대의원 수는 당 대선후보 지명에 필요한 '매직넘버'(2천383명)의 '9부 능선'에 도달하는 2천200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여 사실상 샌더스 의원의 추격권을 벗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 경선 레이스는 공식으로 오는 6월 14일까지 이어지지만 클린턴 전 장관은 7월 필라델피아 전당대회에서 무난히 당 대선후보로 지명될 것이 확실시됩니다.

특히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완승의 여세를 몰아 사실상 대선 본선 행보를 본격화할 전망입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승리 후 연설에서 "샌더스 의원을 지지하든지, 나를 지지하든지 우리는 분열하기보다는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해 4월12일 대권 도전을 선언하며 8년만에 '대권 재수'에 나섰습니다.

퍼스트레이디와 국무장관, 2차례의 상원의원, 대권 주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대세론'으로 레이스를 시작했지만, 첫 대결인 지난 2월 1일 아이오와 주에서 가까스로 승리하고 이어진 뉴햄프셔 주에서 충격적 패배를 맛보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히스패닉과 흑인, 여성 등 마이너리티의 지지를 기반으로 '슈퍼화요일'과 '미니 슈퍼화요일', 뉴욕 결전 등 핵심 승부처에서 완승하며 줄곧 경선전을 리드하며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정치혁명과 소득불평등 해소, 월가 타파를 외치며 '아웃사이더 돌풍'을 일으켜온 경쟁자인 샌더스 의원은 역전이 사실상 물 건너갔지만 결과에 상관없이 경선 레이스를 완주하고 7월 전당대회 대결까지 가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공화당의 경우, 역시 선두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총 172명의 대의원이 걸린 펜실베이니아를 비롯해 메릴랜드, 코네티컷, 로드 아일랜드, 델라웨어 등 5개 주에서 모두 큰 승리를 거두며 자력으로 당 대선 후보가 지명되는 길에 성큼 다가섰습니다.

누적 대의원도 기존 845명에서 최소 920명 안팎으로 크게 늘리며 '매직넘버'인 1천237명의 8부 능선을 바라보게 됐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의 압승으로 (결선투표 성격의) '경쟁 전당대회'(contested convention) 가능성이 약화됐다"고 분석했습니다.

트럼프는 이날 승리 후 연설에서 "오늘은 나에게 가장 거대한 밤"이라며 "내 스스로를 사실상 확실한 대선후보라고 생각한다. 크루즈와 케이식은 레이스를 포기하라. 그들에게는 길이 없다. 우리는 공화당을 치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그가 대선 후보로 지명되는데 필요한 '매직넘버'인 대의원 과반(1천237명)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해 경선 레이스는 오는 6월 7일까지 마지막 경선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여전하다고 미 언론은 전했습니다.

특히 2, 3위 주자인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과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가 트럼프의 대선 후보 지명을 저지하기 위한 `반트럼프 연대'를 구축한 상태여서 그 파괴력이 주목됩니다.

트럼프가 레이스만으로 대의원 과반을 확보하면 7월 전당대회 1차 투표에서 무난히 대선 후보가 되겠지만, 과반 확보에 실패하면 투표가 거듭돼 트럼프가 후보 지명에 실패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