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뿌리 깊은 세습정치에 경종을 울렸다는 평가를 받은 두테르테 대통령 당선인이 알고 보니 딸과 아들에게 사실상 시장과 부시장직을 넘겨주는 등 세습정치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보도에 김희경 기자입니다.
【 기자 】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당선인의 첫째 딸인 사라.
지난 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99.6%의 득표율로 3년 임기의 다바오시 시장에 당선됐습니다.
아버지가 대선에 출마하면서 빈자리를 딸이 이어받은 겁니다.
아들인 파올로는 부시장에 당선됐습니다.
그런데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사라는 2010년에도 다바오시 시장으로 당선됐습니다.
아버지 두테르테가 '시장 3회 연임' 제한에 걸리자 딸이 대신 나간 겁니다.
두테르테는 부시장으로 딸 밑에서 일하다 3년 뒤 다시 시장에 당선되는 등 이런 방법으로 22년간 시장을 지냈습니다.
두테르테 당선인의 아버지는 1950년대 다바오 주지사를 지낸 바 있어, 1988년 첫 시장 당선도 아버지의 정치적 기반으로 가능했다는 분석입니다.
강력한 범죄와의 전쟁으로 호응을 얻으며 당선된 두테르테.
▶ 인터뷰 : 두테르테 / 필리핀 대통령 당선인
- "체포 시 폭력적으로 저항하면 경찰과 군에게 즉시 사살하라고 명령할 것입니다."
필리핀의 뿌리깊은 족벌 정치를 비판하며 아웃사이더 돌풍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 역시도 세습정치를 해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희경입니다.
영상편집 : 오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