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산 철강에 대해 사상 최대수준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키로 했다. 지난 3월 266% 관세를 부과키로 한 예비판정의 두배에 달하는 522%의 ‘폭탄관세’를 물리기로 한것이다. 지난달 사전경고했던 무역보복을 현실화한 것으로 사실상 중국 철강의 시장 퇴출조치다. 중국 정부의 애플제품에 대한 규제를 둘러싼 대립으로 미중이 갈등을 빚은데이어 철강제품으로 통상마찰이 확대되면서 내주 열리는 주요 7개국(G7)회의에서 양국의 정면충돌이 불가피해 졌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BBC 등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중국산 냉연강판에 대해 “정부 보조금 지급 등으로 미국내에서 원가이하 가격에 팔리는 중국산 철강이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며 522% 반덤핑 관세를 부과키로 최종 결정했다. 이번 반덤핌 판정은 지난해 7월 미국 철강기업 US스틸을 필두로 AK스틸, 아르셀로미탈 등이 중국산 저가 철강범람때문에 1만2000명의 미국내 직원을 해고해야 했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한데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해 두달 전 상무부는 266%관세를 부과키로 예비판정했는데 이번에 관세부과율을 2배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일본은 예비판정때와 같은 71.35% 관세를 그대로 부과키로 해 사실상 중국에 대한 무역 보복 조치라는 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미국이 중국산 철강제품에 대한 대대적 응징에 나선 것은 일자리 때문이다. 페니 프리처커 미국 상무장관과 마이클 프로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달 18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통해 “철강초과 공급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이 시기적절하고 구체적 행동을 하지 않으면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상무부와 USTR이 공동으로 무역보복을 대놓고 경고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 조치였다. 미국 철강업계는 지난해 대대적 감원에 이어 4월에도 US스틸이 미국내 2개 공장 문을 닫고 전체 인원의 25%에 해당하는 770명의 감원을 발표하는 등 중국산 저가 철강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바오스틸, 안강그룹, 빈시철강 등은 미국에서 총 2억7230만달러 어치의 냉연강판을 공급했다. US스틸 등 미국 철강사들은 중국 철강기업들이 수출하는 40여개의 탄소 및 합금 철강제품을 추가로 ITC에 제소하고 “중국산 철강제품 수입을 전면 중지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오는 26~27일 일본 미에현에서 열리는 G7회의에서 중국의 철강 보조금 철폐를 영국, 독일 등과 함께 요구할 예정이다.
영국·독일 등 유럽권 국가 역시 최근 중국산 철강 범람으로 자국 철강회사가 도산하거나 경영위기를 겪고 있다. 중국산 철강제품을 겨냥한 무역보복에 대해 중국은 미국산 IT제품과 농수산 제품에 대한 규제로 맞설 가능성이 크다. 최근 중국 규제 당국은 중국 내 애플 아이북스와 아이튠스 무비스토어를 폐쇄한
[이지용 기자 /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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