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9일(현지시간) “사무총장으로서 임기 마지막 순간까지 나의 모든 노력과 시간을 쏟아붓겠다”며 “이것이 내가 할 수 있는 답변”이라고 말했다. 반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 임기를 수행하면서 다른데 주의를 빼앗기지 않을 것”이라며 임기를 마치는 올해 말까지 총장직 수행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재차 피력했다.
반 총장은 이날 오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출입기자들과 유엔 평화활동 등 최근 현안에 관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반 총장은 예멘 내전, 중동 난민 등의 상황을 언급하다가 한국 대선 출마 여부와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이같이 말했다. 대선 출마 문제로 사무총장 업무에 소홀해 질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나치고 불합리한 비판”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유엔 외교가에서는 이번 언급이 반 총장을 향해 제기될 수 있는 유엔 안팎의 비판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의지 표명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193개 유엔 회원국을 대표하는 사무총장이 자신의 퇴임 후 거취 문제로 한눈을 팔았다는 지적이 나오는걸 철저히 차단하겠다는 포석이다.
실제로 반 총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강조했다. 사무총장 10년 임기를 명예롭게 마치는 일은 지난 9년 여간의 공든 탑을 완성하는 동시에 차기 행보로 나아가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아는 반 총장이다. 이에 따라 반 총장의 지난달 방한 이후 한껏 달아오른 ‘반기
반 총장 방한 중 그와 독대한 김종필 전 국무총리는 한 모임에서 “(반 총장이) 단단히 결심을 굳힌 것 같더라”고 언급해 반 총장 퇴임 후 대권 행보는 불가피한 수순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한층 우세해졌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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